이번 글에서는 기저와 차원에 대해서 다루겠습니다.
지난 글에서 3차원 공간 얘기를 많이 꺼냈었는데요, 그러면서 세 가지 부분집합
$$\left\{(1, 0, 0), (0, 1, 0), (0, 0, 1)\right\}$$
$$\left\{(1, 0, 0), (0, 2, 1), (0, 1, 2)\right\}$$
$$\left\{(1, 0, 0), (0, 2, 1), (0, 1, 2), (3, 3, 3)\right\}$$
를 예시로 들었습니다. 세 집합은 모두 3차원 공간을 생성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집합과 세 번째 집합 중 어느 것을 이용해야 3차원 공간상의 점을 일차결합으로 표현하기 편리할지 물어보면서 두 번째 집합이 원소의 개수가 적고, 점을 나타내는 방법이 유일, 즉 일차독립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오늘 다룰 기저와 차원은 각각 집합의 일차독립과 집합의 원소의 개수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기저에 대해 먼저 다루겠습니다.
벡터공간 $\mathsf{V}$의 부분집합 $\beta$에 대하여 $\beta$가 일차독립이고 $\mathsf{V}$를 생성하면 $\beta$를 $\mathsf{V}$의 기저라고 부른다.
기저의 대표적인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 벡터공간 $C^{n}$에 대해서 $e_{1}=(1, 0, \cdots, 0)$, $e_{2}=(0, 1, \cdots, 0)$, $\cdots$, $e_{n}=(0, 0, \cdots, 1)$를 생각하면 집합 $\left\{e_{1}, e_{2}, \cdots, e_{n}\right\}$은 $C^{n}$의 기저가 되며 이를 $C^{n}$의 표준기저라고 부릅니다.
- $n$차 이하의 다항식의 집합을 $P_{n}$이라 하면, $P_{n}$은 벡터공간이 됩니다. 집합 $\left\{1, x, x^{2}, \cdots, x^{n}\right\}$은 $P_{n}$의 표준기저입니다.
기저에는 매우 중요한 성질이 있습니다.
벡터공간 $\mathsf{V}$의 부분집합 $\beta=\left\{x_1, x_2, \cdots, x_n\right\}$가 $\mathsf{V}$의 기저가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임의의 벡터 $v \in \mathsf{V}$를 $\beta$의 벡터들의 일차결합 $v=a_1 x_1+a_2 x_2+\cdots+a_n x_n$으로 유일하게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다.
증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 $\beta$를 $\mathsf{V}$의 기저라 하면 $\mathsf{V}=\mathrm{span}(\beta)$이므로 $v \in \mathrm{span}(\beta)$입니다. 만약 $v$가 두 가지 일차결합 표현이 가능하다면 $v=a_1 x_1+a_2 x_2+\cdots+a_n x_n$, $v=b_1 x_1+b_2 x_2+\cdots+b_n x_n$이고, 첫 번째 식에서 두 번째 식을 빼면 $\mathit{0}=\left(a_1 - b_1 \right) x_1+\left(a_2 - b_2 \right) x_2+\cdots+\left(a_n - b_n \right) x_n$입니다. $\beta$는 기저라고 가정했으므로 $\beta$는 일차독립이고, 반드시 $0=\left(a_1 - b_1 \right) = \left(a_2 - b_2 \right) = \cdots = \left(a_n - b_n \right)$입니다. 따라서 $a_1 = b_1$, $a_2 = b_2$, $ \cdots$, $a_n = b_n$이므로 일차결합 표현은 유일합니다.
(←) $\beta$가 $\mathsf{V}$를 생성하고, 일차독립임을 보이면 됩니다. 임의의 벡터 $v \in \mathsf{V}$가 $\beta$의 벡터들의 일차결합으로 표현되므로 $\mathrm{span}(\beta)=\mathsf{V}$입니다. 이제 $\beta$가 일차종속이라고 가정합시다. 그러면 자명하지 않은 표현 $\mathit{0}=c_1 x_1+c_2 x_2+\cdots+c_n x_n$이 존재하고, 그러면 $v=a_1 x_1+a_2 x_2+\cdots+a_n x_n$, $v=\left(a_1 + c_1 \right) x_1+\left(a_2 + c_2 \right) x_2+\cdots+\left(a_n + c_n \right) x_n$의 서로 다른 두 가지 일차결합이 가능하고, 이는 $v \in \mathsf{V}$를 $\beta$의 벡터들의 일차결합으로 유일하게 나타낼 수 있다는 가정에 어긋나므로 $\beta$는 일차독립입니다. 따라서 $\beta$는 $\mathsf{V}$의 기저입니다.
다음 성질은 유한집합으로부터 생성되는 벡터공간은 기저가 반드시 존재함을 설명합니다.
유한집합 $S$로부터 생성되는 벡터공간 $\mathsf{V}$에 대하여, $S$의 부분집합 중 $\mathsf{V}$의 기저가 존재한다.
$S=\varnothing$ 또는 $S=\left\{\mathit{0}\,\right\}$로부터 생성되는 벡터공간 $\mathsf{V}=\left\{\mathit{0}\,\right\}$에서는 위 성질이 성립함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제 $S$에 영벡터가 아닌 벡터 $u_1$이 있다고 합시다. $S'=\left\{u_1\right\}$은 일차독립입니다. 이제 $S=\left\{u_1, u_2, \cdots, u_k\right\}$에서 벡터 $u_i$를 하나씩 꺼내어 집합 $S'$에 넣었을 때 $S'$가 일차독립이면 $u_i$를 넣고, 일차종속이 되면 $u_i$를 넣지 않는 과정을 반복합시다. 그리고 그 결과 $S'=\left\{u_1, u_2, \cdots, u_n\right\}$이라 합시다.
만약 $S'=S$라면 $S$는 일차독립이고, $\mathsf{V}=\mathrm{span}(S)$이므로 $S$는 그 자체로 $\mathsf{V}$의 기저입니다.
$S' \neq S$라면 $S \subset \mathrm{span}(S')$임을 보이면 됩니다. 왜냐하면 (1-5)에 의해 $\mathrm{span}(S')$이 $S$를 포함하면 $\mathrm{span}(S')$는 $\mathrm{span}(S)=\mathsf{V}$를 포함하고, $\mathrm{span}(S')$은 $\mathsf{V}$의 부분공간이므로 $\mathrm{span}(S')$은 $\mathsf{V}$와 같다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S \subset \mathrm{span}(S')$일까요? 집합 $S'$의 구성방식을 생각하면 당연히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S-S'$의 원소들은 $S'$의 일차결합으로 표현되므로 $S'$에 포함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기저의 세 번째 성질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성질은 '차원'이라는 개념을 형성하는 바탕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벡터공간 $\mathsf{V}$를 생성하는 집합 $S$와, $\mathsf{V}$의 일차독립인 부분집합 $T$를 생각하자. $|S|=n, |T|=m$이다.
- $n \ge m$
- $|H|=n-m$이고 $\mathrm{span}(T \cup H) = \mathsf{V}$, $H \subset S$인 집합 $H$가 존재한다.
첫 번째 성질을 보이기 위해서 $T$의 원소의 개수가 $n+1$개라면 $T$의 한 벡터는 나머지 $n$개의 벡터의 일차결합으로 표현됨을, 즉 $T$가 일차종속임을 보입시다. 이를 보이기 위해 $n$에 대한 수학적 귀납법을 사용할 것입니다.
먼저 $n=1$일 때 $S = \left\{ v_1 \right\}$이고, $T = \left\{ u_1, u_2 \right\}$라 합시다. $T$는 $S$의 생성공간의 부분집합이므로 $u_1=a_{11} v_1$, $u_2=a_{12} v_1$라 표현이 가능합니다. 이때 $u_1$, $u_2$는 영벡터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a_{11} \neq 0$이고, $u_2 = \dfrac{a_{12}}{a_{11}}u_1$로 표현이 가능하므로 $T$가 일차종속입니다. 따라서 $n \ge m$입니다.
다음으로 $n=k-1(k \ge 2)$일 때 주어진 명제가 참이라고 가정합시다. $n=k$일 때 $S = \left\{ v_1, v_2, \cdots, v_{k} \right\}$, $T = \left\{ u_1, u_2, \cdots, u_{k+1} \right\}$라 놓고, $T$의 각 벡터는 $S$의 원소들의 일차결합으로 표현이 가능합니다. 이를
$$u_1 = a_{1,1}v_1 + a_{1,2}v_2 + \cdots + a_{1, k}v_{k}$$
$$u_2 = a_{2,1}v_1 + a_{2,2}v_2 + \cdots + a_{2, k}v_{k}$$
$$\vdots$$
$$u_{k} = a_{k1}v_1 + a_{k2}v_2 + \cdots + a_{k, k}v_{k}$$
$$u_{k+1} = a_{k+1, 1}v_1 + a_{k+1, 2}v_2 + \cdots + a_{k+1, k}v_{k}$$
라 표현합시다. 여기서 두 가지 경우로 나뉩니다. $\left\{ u_1, u_2, \cdots, u_{k} \right\}$가 일차종속이거나, 일차독립이거나.
$\left\{ u_1, u_2, \cdots, u_{k} \right\}$가 일차종속이면 명제는 $n=k$일 때도 참이므로 증명이 끝납니다.
$\left\{ u_1, u_2, \cdots, u_{k} \right\}$가 일차독립이면 $a_{1,k}$, $a_{2,k}$, $\cdots$, $a_{k,k}$가 모두 $0$일 수는 없습니다. 만약 $a_{1,k}$, $a_{2,k}$, $\cdots$, $a_{k,k}$가 모두 $0$이라면, $u_1$, $u_2$, $\cdots$, $u_{k}$는 $v_1$, $v_2$, $\cdots$, $v_{k-1}$의 $k-1$개의 벡터의 일차결합으로 표현가능하면서 일차독립이어야 하는데, 이는 $n=k-1$일 때 명제가 참이라 가정한 것과 모순되기 때문입니다. 이제 $0$이 아닌 값을 $a_{k, k}$라 합시다. 그러면 새로운 벡터
$$u_i'=u_i-a_{i,k}\left(a_{k,k}\right)^{-1} v_k(1 \le i \le k-1)$$
를 정의할 수 있고, $\left\{u_i' \, | \, 1 \le i \le k-1 \right\}$는 일차독립입니다.
$$u_{k+1} = a_{k+1,k} \left(a_{k,k}\right)^{-1} u_{k}+ a_{k+1, 1}'v_1 + a_{k+1, 2}'v_2 + \cdots + a_{k+1, k-1}'v_{k}$$
라 나타낼 수 있고, 이제
$$a_{k+1, 1}'v_1 + a_{k+1, 2}'v_2 + \cdots + a_{k+1, k-1}'v_{k-1}$$
가
$$u_i'=u_i-a_{i,k}\left(a_{k,k}\right)^{-1} v_k=a_{i,1}'v_1 + a_{i,2}'v_2 + \cdots + a_{i, k-1}'v_{k-1}(1 \le i \le k-1)$$
들의 일차결합으로 나타내어질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즉, 순서쌍
$$(a_{k+1, 1}', a_{k+1, 2}', \cdots , a_{k+1, k-1}')$$
이 순서쌍
$$(a_{i,1}', a_{i,2}', \cdots, a_{i, k-1}') (1 \le i \le k-1)$$
들의 일차결합으로 나타내어질 수 있느냐는 질문인데, 길이가 $k-1$인 순서쌍의 집합을 벡터공간으로 생각하면 귀납가정에 따라서 이는 가능합니다. 따라서 $u_{k+1}$은 $u_1$, $u_2$, $\cdots$, $u_k$의 일차결합으로 표현이 가능합니다. 즉, $T$의 원소의 개수가 $k+1$개라면 $T$의 한 벡터는 나머지 $k$개의 벡터의 일차결합으로 표현되어 $T$가 일차종속이므로 $n=k$일 때 주어진 명제가 참입니다. 이로써 성질 1이 증명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두 번째 성질을 $m$에 대한 귀납법으로 증명해봅시다. ($S = \left\{ v_1, v_2, \cdots, v_n \right\}$, $T = \left\{ u_1, u_2, \cdots, u_m \right\}$)
먼저 $m=1$일 때를 살펴보겠습니다.
$$u_1=a_1 v_1+a_2 v_2+\cdots+a_n v_n$$
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u_1$은 영벡터가 아니므로 $a_1$, $a_2$, $\cdots$, $a_n$ 중 적어도 하나는 $0$이 아니고, 이를 $a_1$이라 합시다. 그러면
$$v_1=\dfrac{1}{a_1}u_1-\dfrac{a_2}{a_1}v_2-\cdots-\dfrac{a_n}{a_1} v_n$$
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H=\left\{ v_2, \cdots, v_n \right\}$라 하면, $v_1 \in \mathrm{span}(T \cup H)$이고, $S \subset \mathrm{span}(T \cup H)$, $\mathrm{span}(S)=\mathsf{V}$이기 때문에 집합 $H$는 $\mathrm{span}(T \cup H) = \mathsf{V}$를 만족시킵니다.
다음으로 $m=k(k \ge 1)$일 때 주어진 명제가 참이라고 가정합시다. $n=k+1$일 때 $T=\left\{ v_1, v_2, \cdots, v_{k+1} \right\}$인 일차독립인 $\mathsf{V}$의 부분집합이라 하면 (1-7)에 의해 $\left\{ v_1, v_2, \cdots, v_k \right\}$도 일차독립입니다. 가정에 따라 $\left\{ u_1, u_2, \cdots, u_k \right\} \cup \left\{ v_1, v_2, \cdots, v_{n-k} \right\}$이 $\mathsf{V}$를 생성하게 하는 $\left\{ v_1, v_2, \cdots, v_{n-k} \right\}$이 존재합니다. $u_{k+1} \in \mathsf{V}$이므로 다음 식을 만족시키는 $a_i$와 $b_j$가 존재합니다.
$$a_1u_1+\cdots+a_ku_k+b_1v_1+\cdots+b_{n-k}v_{n-k}=u_{k+1}$$
$T$가 일차독립이므로 $b_1,\cdots,b_{n-k}$중에 $0$이 아닌 것이 반드시 있고, 이를 $b_1$이라 합시다. 그러면
$$v_1=-(b_1)^{-1} (a_1u_1+\cdots+a_ku_k-u_{k+1}+b_1v_1+\cdots+b_{n-k}v_{n-k})$$
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H=\left\{u_2, \cdots, u_{n-m}\right\}$라 하면 $v_1 \in \mathrm{span}(T \cup H)$이고, 따라서 $m=1$일 때와 같은 논리로 집합 $H$는 $\mathrm{span}(T \cup H) = \mathsf{V}$를 만족시킵니다.
길고 긴 증명이었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차원을 소개하겠습니다.
벡터공간 $\mathsf{V}$가 유한집합인 기저를 포함한다면 $\mathsf{V}$의 모든 기저는 유한집합이고, 이 기저는 같은 수의 벡터로 되어 있다. 이 수를 벡터공간의 차원이라고 한다.
벡터공간 $\mathsf{V}$의 한 기저 $\beta$와 또 다른 기저 $\gamma$를 생각합시다. (1-8)에서 $S$를 $\beta$에, $T$를 $\gamma$에 대응시키면 $|\beta| \le |\gamma|$입니다. 반대로 대응시키면 $|\gamma| \le |\beta|$입니다. 따라서 $|\beta| = |\gamma|$입니다.
차원이라는 개념은 사실 매우 직관적입니다. 당장 1차원 직선, 2차원 평면, 3차원 공간만 생각해봐도 각각 기저의 벡터의 개수가 1개, 2개, 3개가 됨은 직관상 매우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런 증명과정을 거침으로써 기하학에서 성립하는 여러 직관적인 성질들이 여러 추상적인 대수적 대상들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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