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까지 우리는 전하들이 고정되어 있는 정전기학을 공부했습니다. 이번 시간부터는 드디어 전하가 움직이기 시작하는데요, 이를 전류(current)라고 부릅니다!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1. 전류
전류라는 개념은 거의 초등학교때부터 배워 온 익숙한 개념이죠? 전류의 정의는 시간에 따른 전하의 변화량입니다. 즉
$$I=\frac{dQ}{dt} \ [\text{A}]$$
입니다. 전류의 단위는 A(암페어) 이고, $1\text{ A} = 1 \text{ C/s}$입니다.
전류는 크게 3가지가 있는데요, 각각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전도성 전류(Conduction currents): 전자나 양공(hole)이 도체/반도체 내에서 전기장의 영향을 받아 움직이는 전류를 말합니다. 이러한 움직임을 drift 라고 부릅니다. 옴의 법칙의 적용을 받으며, 우리가 앞으로 살펴볼 전류이기도 합니다.
- 전해성 전류(Electrolytic currents): 이온이나 전자, 양공 등이 농도 차이로 인해 확산(diffusion)되면서 발생하는 전류를 말합니다. 반도체 내부 또는 전해질 용액 내부 등에서 일어납니다. (이 때문에 반도체 소자에는 옴의 법칙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습니다)
- 대류성 전류(Convection currents): 진공 또는 유체 내부에서 전자와 이온들이 움직여 발생하는 전류를 말합니다. 정수기 등 유체 내부에서 이온들을 고려해야 하는 분야에서 중요합니다. 진공관 등에서도 활용됩니다.
앞으로 우리는 전하들의 drift에 의한 전도성 전류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전류 밀도
전류는 거시적으로 계 전체에서 전하의 이동을 다루고 있는데, 이를 편하게 분석하기 위해 전류 밀도(current density)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도록 하겠습니다. 전류 밀도는 미시적인 관점에서 각 전하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개념으로,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mathbf{J} = \rho\mathbf{v} \ [\text{A/m^2}]$$
즉 전류 밀도는 전하 밀도와 전하들의 이동 속도의 곱으로 정의된 벡터장입니다. 이제 전류 밀도와 전류 사이의 관계를 알아 보겠습니다. 먼저 전하 밀도는 정의상 단위 부피 당 전하량과 같고, 이는 곧 단위 부피 당 존재하는 $n$개의 전하에 의한 전하량과 같습니다. 따라서
$$\mathbf{J} = \rho\mathbf{v}=nq\mathbf{v}$$
입니다. 이때 시간 $\Delta t$ 동안 면적 $\Delta S$를 통과하는 총 전하량은
$$\Delta Q = nq\mathbf{v} \cdot (\hat{\mathbf{n}} \Delta S)\Delta t$$
로 표현할 수 있는데, 위 식을 전류 밀도로 다시 표현하면
$$\Delta Q = (\mathbf{J} \cdot \Delta \mathbf{S})\Delta t$$
가 됩니다. 따라서 양변을 $\Delta t$로 나누고 $\Delta t \rightarrow 0$의 극한을 취하면 전류는 전류 밀도의 면적분으로 표현할 수 있고,
$$I=\int_S \mathbf{J} \cdot d\mathbf{S}$$
이 성립합니다.
2.1. 연속 방정식
연속 방정식(Continuity equation)은 유체역학에서 정의된 방정식으로, 전류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즉
$$\nabla \cdot \mathbf{J} = -\frac{\partial \rho}{\partial t}$$
입니다.
위 방정식의 의미는 물리적으로 매우 당연하게 와닿습니다. 전류 밀도는 궁극적으로 전하 밀도의 흐름이므로, 전류 밀도의 발산이 양수라는 것은 그 점에서 전류 밀도가 새롭게 생겨난다는 것인데, 이는 전하가 점점 밖으로 유출되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반대로 전류 밀도의 발산이 음수라는 것은 그 점에서 전류 밀도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전하가 그 점에 점점 모이고 있다는 뜻이겠죠.
당분간은 정상 전류(steady current)만을 다룰 텐데요, 이는 위의 연속 방정식에서 $\nabla \cdot \mathbf{J} = -\frac{\partial \rho}{\partial t}=0$인 경우, 즉 전류 밀도가 새롭게 생기거나 없어지지 않고, 전하가 특정 위치에 쌓이거나 빠져나가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3. 옴의 법칙
옴의 법칙(Ohm' law)은 중학교 때부터 배우는데요, 다시 써 보면 이렇습니다.
$$V=IR$$
그런데 사실 이 옴의 법칙에는 '모순'이 있습니다. 좌변은 전기 퍼텐셜의 차이이므로 에너지에 비례하고, 따라서 속도 제곱에 비례합니다. 즉 $V \sim v^2$이죠. 그런데 우변은 전류이므로 $I \sim v$입니다. $R$은 상수이므로 양 변의 order가 다릅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3.1. 옴의 법칙의 진실
사실 옴의 법칙은 언제나 성립하는 법칙이 아닙니다. 처음에도 언급했다시피, drift current에 대해서만 성립하고, 심지어 도체 중에서도 성립하지 않는 예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사실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시는 컴퓨터/태블릿/핸드폰에 들어 있는 다이오드 내부에서 흐르는 전류마저도 diffusion current가 주이므로, 옴의 법칙을 완전히 따르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위에서 봤던 옴의 법칙은 물체 전체에 대한 거시적인 형태입니다. 옴의 법칙의 진실을 알기 위해서는 전류 밀도로 정의된 미시 버전을 알아야 합니다.
$$\mathbf{J}=\sigma \mathbf{E}$$
상수 $\sigma$는 전기 전도도(conductivity)라고 부르며, 단위는 물론 $[\text{A}/\text{V}\cdot\text{m}]=[\text{S}/\text{m}]$입니다.
옴의 법칙은 결국 전류 밀도가 전기장에 정비례한다는 것입니다!
위와 같은 옴의 법칙을 따르는 물질을 Ohmic medium이라고 부를 것입니다. 정말 말 그대로 옴의 법칙을 따른다는 뜻이네요... 아무튼 대부분의 금속은 Ohmic medium이므로 큰 걱정을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옴의 법칙을 유도하기 앞서, 먼저 위의 미시적인 버전에서 거시적인 버전을 유도해 보겠습니다. 유도는 매우 쉽습니다. 전기장이 걸려 있을 때 면적 $S$인 물체를 따라 전하들이 길이 $l$만큼 움직였다고 합시다.
이때 물체를 통과한 총 전류는 $I=\int_S \mathbf{J} \cdot d\mathbf{S'}=|\mathbf{J}|\times S$이고, 물체 양단의 전위차는 $V=\int_C \mathbf{E} \cdot d\mathbf{l}=|\mathbf{E}| \times l$입니다. 따라서
$$V=|\mathbf{E}| \times l=\left| \frac{\mathbf{J}}{\sigma} \right | \times l$$
$$=\frac{l}{\sigma S}I$$
입니다. 이제
$$R=\frac{l}{\sigma S}$$
로 정의하면 유도가 끝납니다. 그리고 위에서 정의한 전기 저항의 식은 $\rho=1/\sigma$로 비저항(resistivity)을 정의하면
$$R=\rho\frac{l}{S}$$
라는, 고등학교 물리나 일반물리에서 배웠던 꼴이 나오게 됩니다.
3.2. 옴의 법칙의 유도
지금부터 옴의 법칙을 유도해 보겠습니다! 지금부터 보실 고전역학적 유도는 Paul Drude라는 분이 1900년 정도에 제안한 것인데요, 이러한 소위 'Drude model'은 최초로 금속의 성질들을 유도한 것으로, 모든 고체물리 교과서의 첫 챕터이기도 합니다. 드루드 모델은 양자역학적인 요소를 고려하지 않아(1900년이라니까요?) 비열 등이 실험 결과와 오차가 있긴 하지만, 옴의 법칙 등과는 실험 결과와 일치합니다. 양자역학적인 효과를 고려한 유도는 고체물리에서 만나도록 하고, 여기서는 드루드 모델만을 사용해 보겠습니다.
드루드 모델은 전자 기체(electron gas) 모델이라고 불리는데요, 다음과 같이 가정하기 때문입니다.
- 금속 내의 양이온들은 고정되어 있고, 전자들은 이온과 충돌하지 않는 한 등속 직선 운동을 한다.
- 전자-전자 간 상호작용과, 충돌을 제외한 전자-이론 간 상호작용은 모두 무시한다.
- 외부에서 전기장/자기장을 걸 경우에는 뉴턴 운동 2법칙($\mathbf{F}=m\mathbf{a}$)에 의해 가속도가 생긴다.
- 전자들이 이온과 충돌하는 시간은 무시할 수 있다. 즉 전자의 속도는 충돌 순간 즉시 바뀐다.
- 전자는 충돌을 통해 열 평형을 이룬다.
- 충돌 후 전자의 운동 방향은 랜덤이다.
- 전자의 속력은 온도에 의해 정해진다. 즉 $\frac{1}{2}mv^2=k_B T$를 만족한다.
- 전자의 충돌은 확률적으로 일어난다.
- 고체 내의 결정 구조가 평균 충돌 시간 $\tau$를 결정한다.
- 미소 시간 $dt$ 동안 전자가 충돌할 확률은 $\frac{dt}{\tau}$이다.
그럼 지금부터 옴의 법칙을 유도해 보겠습니다.
전자들의 움직임에 의한 전류 밀도는 정의상 전하 밀도와 속도의 곱이고, 여기서는 여러 개의 전자들이 운동하고 있으므로 평균 속도($\langle \mathbf{v} \rangle$)를 사용하여
$$\mathbf{J}=\rho\langle \mathbf{v} \rangle$$
로 두겠습니다. 이때 전하 밀도를 단위 부피 당 전자 수 $n$과 전자의 전하량 $e$를 이용해 표현하면
$$\mathbf{J}=-ne\langle \mathbf{v} \rangle$$
가 됩니다. 만약 외부 전기장이 없다면, 충돌 후 운동 방향이 랜덤이라는 가정에 의해 평균 속도와 전류 밀도는 0이 됩니다.
이제 외부 전기장 $\mathbf{E}$를 가해 주겠습니다. 한 전자를 골라서 관찰하면, 이온과 충돌한 직후부터 다음 충돌 때까지 전기장에 의해 전기력을 받게 됩니다. 즉 이 전자의 속도는
$$\mathbf{v}=\mathbf{v}_0 - \frac{e\mathbf{E}}{m}t$$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모든 전자들에 대해 평균 속도를 구하면 기댓값의 선형성에 의해
$$\langle \mathbf{v} \rangle=\langle \mathbf{v}_0 \rangle-\left\langle \frac{e\mathbf{E}}{m} t \right\rangle $$
$$=0-\frac{e\mathbf{E}}{m} \langle t \rangle=-\frac{e\mathbf{E}}{m}\tau$$
라고 쓸 수 있습니다. 충돌 후 운동 방향이 랜덤 가정에 의해 $\langle \mathbf{v}_0 \rangle=0$임을 이용했습니다.
이제 위에서 쓴 전류 밀도 식을 가져오면,
$$\mathbf{J}=-ne\langle \mathbf{v} \rangle=\left( \frac{ne^2\tau}{m} \right) \mathbf{E}$$
로 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기 전도도를
$$\sigma = \frac{ne^2\tau}{m}$$
로 정의하면 옴의 법칙이 증명됩니다!
위 식을 직관적으로 이해해 보면, 전자가 많을 수록, 전자의 평균 충돌 시간이 길수록 같은 세기의 전기장이 걸렸을 때 더 전류 밀도가 강하게 흐를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또한, 전기장을 걸어 전류가 흐르고 있을 때, 실제로 전자들이 엄청 빠르게 전기장을 따라 움직이진 않는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비록 각 전자의 속도는 상당히 빠르고, 전체적으로 전기장을 따라 운동하긴 하지만 실제로 전자들은 열심히 이온과 부딪혀 가며 조금씩 조금씩 비틀거려가며 앞으로 가는 셈이죠.
3.3. 이동도(Mobility)
전기 전도도와 비슷하게, 전자들의 평균 drift 속도와 전기장의 비례 상수를 이동도(mobility)라고 부릅니다. 즉
$$\langle \mathbf{v} \rangle=\mu \mathbf{E}$$
로 정의합니다. 예를 들어 구리의 electron mobility는 $\mu=3.2 \times 10^{-3} \text{m}^2/\text{V}\cdot\text{s}$입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생각보다는' 전자들이 느리게 움직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반도체에서는 어떨까요? Si 안에서 전자와 양공의 mobility는 각각 $\mu_e=0.12 \text{ m}^2/\text{V}\cdot\text{s}, \mu_h=0.03 \text{ m}^2/\text{V}\cdot\text{s}$입니다. 어? 의외로 금속보다 반도체에서 전하 나르개들이 더 빠르게 움직이네요?
하지만 실질적으로 전기 전도도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구리의 전도도는 $\sigma=5.8 \times 10^{7} \text{ S}/\text{m}$이고, 실리콘은 $\sigma=1.6 \times 10^{-3} \text{ S}/\text{m}$입니다. Order가 $10^{10}$배 차이나네요... 심지어 고무의 전도도는 $10^{-15}\text{ S}/\text{m}$ order입니다. 이러한 차이는 결국 물질 내에 전하 나르개가 얼마나 많은지에 의해 결정되는 것입니다. 금속의 자유 전자가 반도체보다 훠어얼씬 많으니까요.
예를 들어 Si는 구리보다 $\mu$는 $10^2$ order 크지만, $\sigma$는 $10^{10}$ 작으므로 전하 나르개 밀도인 $\rho$는 $10^{12}$배나 차이 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1\text{ cm}^3$ 안에 들어 있는 Si의 자유 전자는 $10^{10}$ order이고, 그 안에 들어 있는 구리 원자 수는 원자량이 10 order이고 원자 당 1~2개의 자유 전자가 생기므로 총 자유 전자 수는 대략 아보가드로 수 $6.02\times 10^{23}$를 10으로 나눈 $10^{22}$ order일 것이므로, 실제로 $10^{22}$ 정도의 order 차이가 나게 됩니다.
아무튼, 반도체 소자로 쓰일 물질을 고를 때에는 mobility를 반드시 고려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LED에 들어가는 유기 소자는 무기 소자(금속)에 비해 mobility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발광 측면에서 장점이 있어서 사용하게 되는 것이죠.
4. 전류 밀도의 경계 조건
옴의 법칙을 따르는 Ohmic medium들 사이에서만 살펴 보겠습니다. 이 경우에는 전류 밀도가 전기장에 비례하므로, 전기장의 경계 조건을 이용하면 됩니다. 즉
$$\mathbf{E}_{t1}=\mathbf{E}_{t2}, \quad (\mathbf{D}_1-\mathbf{D}_2)\cdot \hat{\mathbf{n}}=\rho_s$$
를 이용하면 되는 것이죠. $\mathbf{J}=\sigma\mathbf{E}$를 대입하면
$$J_{1n}=J_{2n}, \quad \frac{J_{1t}}{J_{2t}}=\frac{\sigma_1}{\sigma_2}$$
를 얻습니다. 특히 1번째 식은 정상 전류($\nabla \cdot \mathbf{J}=0$) 조건을 이용했습니다.
따라서 전류 밀도는 수직 성분이 연속이고, 접선 성분은 전기 전도도의 비에 따라 달라집니다.
5. 키르히호프 법칙
이번에는 잠시 회로이론을 전자기학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직류는 이론적으로
옴의 법칙과 키르히호프 전류/전압 법칙, 총 3개의 법칙으로 완전히 분석할 수 있습니다.
옴의 법칙은 아까 살펴봤으므로, 이번에는 키르히호프 법칙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5.1. 키르히호프 전류 법칙(Kirchhoff's Current Law)
회로상의 모든 점에서, 들어오는 전류와 나가는 전류의 양은 같습니다.
이를 수식적으로 표현하면, 각 위치에서 들어오는 전류를 +, 나가는 전류를 - 부호를 붙일 때
$\sum I_k=0$이 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키르히호프 전류 법칙(이하 KCL)은 아까 살펴본 전류의 성질로부터 기인합니다. 일정한 전위차가 공급 되는 전원이 연결되어 있다면, 도체 내의 특정 지점에서 전하가 축적되거나 사라지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평형이 아니겠죠)
따라서 회로 내에 흐르는 전류는 정상 전류(i.e. $\nabla \cdot \mathbf{J}=0$)이고, 회로 내 임의의 입체 $V'$에서 이를 부피적분하면 발산 정리에 의해
$$\int_{V'} \nabla \cdot \mathbf{J} dV' = \oint_{S'} \mathbf{J} \cdot d\mathbf{S} =0$$
이 성립합니다. 이때 입체 경계를 따라 전류 밀도를 선적분한 값은 이 입체로 들어오고 나가는 총 전류이므로
$$\oint_{S'} \mathbf{J} \cdot d\mathbf{S} =I_{tot}=0$$
결국 각 점에서 들어오고 나가는 전류의 양은 같게 됩니다.
또한 흥미로운 점을 하나 관찰할 수 있는데, 닫힌 경로 $C$를 따라 전류를 선적분하면 그 값은
$$\oint_{C} \mathbf{J} \cdot d\mathbf{l}=\oint_{C} \sigma\mathbf{E} \cdot d\mathbf{l}$$
인데, 여기에 스토크스 정리를 적용하면
$$=\oint_{S} \sigma(\nabla \times \mathbf{E}) \cdot d\mathbf{S}$$
입니다. (물론, $S$는 $C$로 둘러싸인 면적) 그런데 정전기장의 기본 가정에서 $\nabla \times \mathbf{E}=0$이므로 적분 안의 항이 $0$이고, 따라서 닫힌 회로 안에서 정상 상태 전류는 같은 방향으로 계속 흐를 수 없게 됩니다. 이는 회로에 전원이 연결되어, 계속해서 에너지를 공급해 줘야 함을 의미합니다. 회로에서 에너지가 왜, 얼마나손실되는지는 잠시 후 살펴 보겠습니다.
5.2. 키르히호프 전압 법칙(Kirchhoff's Voltage Law)
회로상의 임의의 경로를 따라 한 바퀴 돌 때, 전기 퍼텐셜 변화의 총합은 0입니다.
이를 수식적으로 표현하면, 임의의 경로를 따라 겪은 전기 퍼텐셜(전위) 변화의 합이 0이므로
$\sum \Delta V_k= 0$이라고 쓸 수 있겠습니다.
키르히호프 전압 법칙(이하 KVL)의 유도는 더욱 쉽습니다. 선택한 경로를 $C$라고 할 때, 전기 퍼텐셜의 변화는 전기장을 선적분하여 구할 수 있습니다. 즉
$$\Delta V_{tot}=\oint_{C} \mathbf{E} \cdot d\mathbf{l}$$
이고, 여기에 스토크스 정리를 적용하면
$$=\oint_{S} (\nabla \times \mathbf{E}) \cdot d\mathbf{S}$$
입니다. (물론, $S$는 $C$로 둘러싸인 면적) 그런데 정전기장의 기본 가정에서 $\nabla \times \mathbf{E}=0$이므로 적분 안의 항이 $0$이고, 따라서
$$\Delta V_{tot}=0$$
이므로 증명이 끝납니다.
5.3. 도체 내의 전하
이번에는 위 내용들을 통해, 도체 내에서 전하가 존재할 수 없음을 다른 방법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도체 내에 전하 밀도 $\rho$가 존재한다고 가정하면, 다음과 같은 연속 방정식이 성립합니다.
$$\nabla \times \mathbf{J}=-\frac{\partial \rho}{\partial t}$$
여기에 옴의 법칙을 적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sigma(\nabla \times \mathbf{E})=-\frac{\partial \rho}{\partial t}$$
이때 정전기장의 기본 가정에서, 전기장의 발산을 전하 밀도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frac{\sigma}{\epsilon}\rho=-\frac{\partial \rho}{\partial t}$$
이는 간단한 1계 미분방정식이고, 해는 다음과 같습니다.
$$\rho=\rho_0e^{-(\sigma/\epsilon)t}$$
즉 도체 내에 존재하는 전하 밀도는 시간에 따라 지수적으로 감소하며,
$$\tau=\frac{\epsilon}{\sigma}$$
가 시간 상수(time constant)가 됩니다. $\tau$ 만큼의 시간이 지나면 초기 상태의 37%만 남아있게 되고, $4\tau$ 만큼의 시간이 지나면 1%만 남게 되는 거죠.
실제 도체의 유전율과 전기 전도도를 대입하여 시간 상수를 계산해 보겠습니다. 구리의 경우 $\tau=1.52 \times 10^{-19} \text{ s}$인데, 이 정도면 찰나라고 볼 수 있겠네요. 즉 설령 전하가 도체 내에 있다 해도, 정말로 순식간에 표면으로 밀려나게 됨을 알 수 있었습니다.
6. 저항에 의한 에너지 소모
이제 도체 내에서 전류가 흐름으로써 발생하는 에너지 소모(Ohmic loss)의 양을 계산해봅시다. 이러한 에너지 소모가 발생하는 원인은 역시 드루드 모델 속에 들어 있습니다. 전기장이 일을 해 줘서 전자를 끌고 가도 다시 이온에 충돌하면서 방향이 바뀌게 되고, 다시 가속해줘야 하게 때문인 것이죠. 이 과정에서 계속해서 전기장이 전자들에 일을 해 줌으로써 에너지를 공급해야 하고, 이것이 에너지 소모로 나타나게 됩니다.
따라서 Ohmic loss의 값은 물질 속에서 전하들이 움직이도록 전기장이 해준 일의 양과 같습니다. 이제 전기장($\mathbf{E}$)에 의해 전하량이 $q$인 전하 하나가 $\Delta t$동안 $\Delta s$만큼 움직였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면 전기장이 해준 일을 $\Delta t$로 나누고, $\Delta t \rightarrow 0$의 극한을 취해 일률(전력)을 구하면
$$p=(q\mathbf{E})\cdot \frac{\Delta s}{\Delta t}=(q\mathbf{E})\cdot\mathbf{v}$$
가 됩니다.
이제 미소 부피 $dV'$ 안에 있는 $n$개의 $q$짜리 전하들이 받은 총 일은
$$dP=\sum p_i = \mathbf{E} \cdot \left( \sum n_iq_i\mathbf{v}_i \right) dV'$$
가 됩니다. 여기에 전류 밀도의 정의를 적용하면
$$dP = \mathbf{E} \cdot \mathbf{J} dV'$$
를 얻습니다. 따라서 $\mathbf{E} \cdot \mathbf{J}$는 단위 부피 당 Ohmic loss의 밀도입니다.
즉 저항에 의한 소모 전력은
$$P=\int_{V'}\mathbf{E} \cdot \mathbf{J} dV'$$
이고, 이 입체의 길이를 $l$, 단면적을 $S$라고 하고 길이 부분과 단면적 부분을 각각 적분하면
$$P=\int_{l} \mathbf{E} \cdot d\mathbf{l} \times \int_{S} \mathbf{J} \cdot d\mathbf{S'}$$
$$=VI=I^2R$$
로, 고등학교 때 배웠던 거시적인 꼴의 식이 됨을 알 수 있습니다.
'물리학 > 전자기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7. 자기 퍼텐셜 (0) | 2022.07.28 |
---|---|
6. 자기장 (0) | 2022.07.24 |
4. 정전기학의 경계값 문제 (3) | 2022.07.23 |
3. 물질 속 전기장, 전기 변위장 (2) | 2022.07.23 |
2. 전기 퍼텐셜 (0) | 2022.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