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기 퍼텐셜
전기장에 대응되는 전기 퍼텐셜이 있었듯이, 자기장에 대응되는 자기 퍼텐셜을 정의해 보겠습니다. 먼저, 정자기학의 기본 가정을 다시 살펴봐야겠죠?
$$\nabla \cdot \mathbf{B}=0, \quad \nabla \times \mathbf{B} = \mu_0 \mathbf{J}$$
발산이 0이라는 가정에서, 우리는 어떤 벡터장 $\mathbf{A}$가 존재하여
$$\nabla \times \mathbf{A}=\mathbf{B}$$
를 만족할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벡터장 $\mathbf{A}$를 자기 퍼텐셜(magnetic potential)이라고 정의하겠습니다. 단위는 Wb/m (미터 당 웨버)입니다.
1.1. The magnetic potential? A magnetic potential!
돌이켜보면, 스칼라 함수였던 전기 퍼텐셜은 선적분 기본정리에 의해 상수 차이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정의되고, 무한히 먼 곳에서의 값을 0으로 잡아 정말 유일하게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벡터장인 자기 퍼텐셜을 결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헬름홀츠 정리에 의하면, 어떤 벡터장을 유일하게 결정하기 위해선 그 발산과 회전이 모두 알려져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기 퍼텐셜의 회전만 알고 있을 뿐, 발산은 알지 못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회전은 이미 정해져 있고 발산을 우리가 정해 줘야 하는 것이죠.
힌트를 얻기 위해, 자기 퍼텐셜의 정의에 한번 더 회전을 취하겠습니다. 그러면
$$\nabla \times (\nabla \times \mathbf{A}) = \mu_0 \mathbf{J}$$
가 성립합니다. 이때 벡터 라플라시안의 정의
$$\nabla^2 \mathbf{A} = \nabla(\nabla \cdot \mathbf{A}) - \nabla \times (\nabla \times \mathbf{A})$$
를 대입하면,
$$\nabla(\nabla \cdot \mathbf{A})-\nabla^2 \mathbf{A} = \mu_0 \mathbf{J}$$
임을 알 수 있습니다. 위 식을 보니 어쩐지 포아송 방정식이 생각납니다. 진짜 그렇게 만들기 위해
$$\nabla \cdot \mathbf{A}=0$$
라고 가정하겠습니다! 위와 같은 가정을 쿨롱 게이지(Coulomb Gauge)라고 부르는데, 정자기학에서 기본적으로 깔고 가는 가정입니다. 전자기파 방사에 대해 논할 때는 로렌츠 게이지(Lorenz Gauge) $\nabla \cdot \mathbf{A}=-\mu\epsilon \frac{\partial V}{\partial t}$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게이지가 뭔데?
네, 저 게이지 맞습니다. 원래 게이지(gauge)라는 말은 철도 레일의 침목들 사이 간격, 또는 일정한 간격으로 수치를 표현해 주는 위 그림과 같은 도구를 뜻하는 말이죠.(https://www.oxfordlearnersdictionaries.com/definition/english/gauge_1?q=gauge) 그럼 대체 $\nabla \cdot \mathbf{A}=0$는 왜 게이지라고 부르는 것일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전기 퍼텐셜을 처음 배우던 때로 돌아가 봅시다. $\nabla \times \mathbf{E}=0$에서 $\nabla V = -\mathbf{E}$인 스칼라 함수 $V$가 존재한다는 것은 알 수 있었지만, 이때 $V$는 유일하지 않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상수 $C$에 대해 $V'(\mathbf{r})=V(\mathbf{r})+C$로 정의해도 $\nabla V' = -\mathbf{E}$를 만족한다는 것이죠. 즉 $V$의 함숫값을 모든 점에서 일정한 값만큼 늘리거나 줄여 줘도 정전기학은 달라지지 않는 것입니다!
이제 왜 게이지라는 이름을 썼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애초에 전기 퍼텐셜 측정 게이지의 바늘을 2칸 돌려놓고 시작해도, 실제로 일어나는 정전기적 현상은 모두 동일할 것입니다. 측정되는 전기장이 달라지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물리학자들은 위 예시처럼 전체적으로 일정하게 값을 바꿔도 물리적으로 동등한, 즉 관측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 시스템을 게이지 대칭성(Gauge Symmetry)이 있다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이런 면에서, 쿨롱 게이지와 로렌츠 게이지라는 이름은 모두 자기 퍼텐셜의 발산을 저 중 뭐로 정의해도 실제로 관측되는 전자기적 현상은 동일하다는 점에서 붙여진 것이죠.
전자기장을 보존하는 게이지의 구체적인 조건은, 이후 맥스웰 방정식을 완성하여 시간에 따라 변하는 전/자기장을 완전히 묘사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은, 쿨롱 게이지를 사용해도 괜찮다는 점을 받아들이고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1.2. 자기장의 포아송 방정식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겠습니다. $\nabla \cdot \mathbf{A}=0$로 쿨롱 게이지를 가정하면, 자기 퍼텐셜 $\mathbf{A}$는 다음을 만족합니다.
$$\nabla^2 \mathbf{A} = -\mu_0 \mathbf{J}$$
위 식은 벡터로 표현되어 있으므로, 각 성분별로 쓰면 다음과 같습니다.
$$\nabla^2 A_{i} =-\mu_0 J_i \quad (i=x, y, z)$$
이 형태는 정확하게 정전기학에서의 포아송 방정식 $\nabla^2 V =-\rho/\epsilon_0$과 같습니다!
따라서 각 성분에 대해서 각각 포아송 방정식을 풀어주면, 그 결과도 정전기학에서와 같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x$ 성분에 대해서 계산하면,
$$A_x=\frac{\mu_0}{4\pi} \int_{V'} \frac{J_x}{r} dV'$$
라는 결과를 얻겠죠. 각 성분들을 모아 주면, 다음과 같이 자기 퍼텐셜을 구할 수 있습니다.
$$\mathbf{A}=\frac{\mu_0}{4\pi} \int_{V'} \frac{\mathbf{J}}{r} dV'$$
이 형태를 잘 기억해 줍시다.
1.3. 자기 선속과 자기 퍼텐셜
자기 퍼텐셜이 뭔지는 살펴봤지만, 여전히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을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전류를 회전으로 삼는 게 자기장이라고 할 때부터 어질어질했는데, 그 자기장을 회전으로 삼는 장이 벡터 퍼텐셜이라니...
그래서 이번 내용을 살펴 보면 조금은 자기 퍼텐셜이 뭔지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곡선 경로 $C$로 둘러싸인 영역 $S$가 있을 때, $S$를 통과하는 자기 선속(magnetic flux)는 물론 다음과 같이 정의됩니다.
$$\Phi = \int_S \mathbf{B} \cdot d\mathbf{S}$$
그런데 위 식의 자기장을 자기 퍼텐셜로 표현하면
$$= \int_S (\nabla \times \mathbf{A}) \cdot d\mathbf{S}$$
이고, 당연히 스토크스 정리를 적용하면
$$\Phi=\oint_C \mathbf{A} \cdot d\mathbf{l}$$
라는 결론을 얻습니다. 즉,
자기 퍼텐셜의 선적분은, 그 경로로 둘러싸인 영역의 자기 선속과 같습니다.
2. 비오-사바르 법칙
비오-사바르 법칙(Biot-Savart law)은 앙페르 법칙만큼이나, 어쩌면 더 편하게 자기장을 구할 수 있게 해 주는 법칙입니다. 일반적으로 전자기학을 응용하는 전기/전자공학에서는 일정한 단면적의 도선을 통해 전류를 흘리고, 이 전류로 인해 형성되는 자기장을 살펴볼 일이 많습니다. 이와 같은 경우, 비오-사바르 법칙은 매우 유용합니다.
먼저 면적 $S$인 도선을 따라 흐르는 도선을 가정하면,
$$\mathbf{J} dV'=|\mathbf{J}|Sd\mathbf{l}'=I d\mathbf{l}'$$
라고 할 수 있고, 따라서 도선의 겉면을 따라 위의 자기 퍼텐셜 식을 표현하면
$$\mathbf{A}=\frac{\mu_0}{4\pi} \int_{V'} \frac{\mathbf{J}}{r} dV'$$
$$=\frac{\mu_0I}{4\pi} \oint_{C'} \frac{d\mathbf{l}'}{r}$$
가 됩니다. 여기에 회전을 적용하여 자기장을 구하면
$$\mathbf{B}=\nabla \times \mathbf{A}=\nabla \times \left( \frac{\mu_0I}{4\pi} \oint_{C'} \frac{d\mathbf{l}'}{r} \right)$$
$$=\frac{\mu_0 I}{4\pi} \oint_{C'} \nabla \times\left(\frac{d\mathbf{l}'}{r}\right)$$
오랜만에 다시 말하자면, '(prime) 기호가 붙은 좌표계는 source를 원점으로 한 좌표계이고, ' 기호가 없는 좌표계는 관측 장소를 원점으로 하는 좌표계이므로 서로 상관이 없습니다.
이제 위의 적분 안 식을 다음 벡터 항등식(곱의 미분법)
$$\nabla \times (f\mathbf{A})=f(\nabla \times \mathbf{A}) + (\nabla f) \times \mathbf{A}$$
을 적용하여 전개하면,
$$\mathbf{B}=\frac{\mu_0 I}{4\pi} \oint_{C'} \left( \frac{\nabla \times d\mathbf{l}'}{r}+ \nabla \left(\frac{1}{r}\right) \times d\mathbf{l}' \right)$$
라고 쓸 수 있습니다. 이제 원점 좌표계와 소스 좌표계의 독립성에서 $\nabla \times d\mathbf{l}'=0$이므로 오른쪽 항만 살아남아
$$\mathbf{B}=\frac{\mu_0 I}{4\pi} \oint_{C'} \nabla \left(\frac{1}{r}\right) \times d\mathbf{l}' $$
가 됩니다. 이때 4.에서 배웠듯이
$$\nabla \left(\frac{1}{r}\right)=-\frac{\hat{\mathbf{r}}}{r^2}$$
입니다. 이를 대입하여 계산하고, 외적의 성질 $\mathbf{A} \times \mathbf{B} = -(\mathbf{B} \times \mathbf{A})$를 이용하면
$$=\frac{\mu_0 I}{4\pi} \oint_{C'} \left(-\frac{\hat{\mathbf{r}}}{r^2}\right) \times d\mathbf{l}' $$
$$=\frac{\mu_0 I}{4\pi} \oint_{C'} \frac{d\mathbf{l}' \times \hat{\mathbf{r}}}{r^2}$$
이 됩니다.
편의를 위해 미소 자기장 $d\mathbf{B}$을 이용하여 표현, 즉
$$\mathbf{B} = \oint_{C'} d\mathbf{B}$$
로 둘 때는
$$d\mathbf{B}=\frac{\mu_0 I}{4\pi} \left(\frac{d\mathbf{l}' \times \hat{\mathbf{r}}}{r^2}\right)$$
로 둬도 됩니다.
3. 자기 쌍극자
전기 쌍극자가 가까이 있는 $+q$, $-q$ 전하의 조합을 말했듯이, 자기 쌍극자(magnetic dipole)은 작은 원형 도선을 말합니다. 이 도선이 만드는 자기장을 멀리서 관측하면 어떻게 근사적으로 나타나는지 궁금한 것이죠.
반지름 $b$인 도선의 중앙을 원점에 두고, $xy$ 평면에 놓아 구면 좌표계를 사용하겠습니다. 따라서 좌표계에는 프라임(')이 붙습니다. 먼저 자기 퍼텐셜을 계산하고 회전을 구하면 자기장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구면 대칭성을 이용여 관측점의 좌표를 $yz$ 평면 위의 점인 $P(R, \theta, \pi/2)$로 두겠습니다. 이때 관측점 $P$와 도선 위 점 사이의 거리는 $R$이 아니라 $R_1$임에 유의해 주세요. (그림 참고)
이제 $P$에서 본 도선의 미소 길이는
$$d\mathbf{l}'=(-b\sin\phi' \hat{\mathbf{x}}+b\cos\phi'\hat{\mathbf{y}})d\phi'$$
라고 쓸 수 있습니다. 이를 원 전체에서 적분하면 대칭성에 의해 $y$ 성분은 소거될 것입니다. 따라서
$$\mathbf{A}=-\frac{\mu_0 I \hat{\mathbf{x}}}{4\pi} \int_0^{2\pi} \frac{b\sin\phi'}{R_1}d\phi'$$
$$=\frac{\mu_0 I b \hat{\mathbf{\phi}}}{2\pi} \int_{-\pi/2}^{\pi/2} \frac{\sin\phi'}{R_1}d\phi'$$
입니다.
이때 삼각형 OPP'에 코사인 법칙을 적용하면
$$R_1^2=R^2+b^2-2bR\cos\psi$$
라고 쓸 수 있고, $R\cos\psi$는 직선 OP'에 $R$을 정사영시킨 것이므로, P를 $y$축상에 정사영내린 점 P''에 대해 OP''의 길이인 $R\sin\theta$를 OP'에 정사영내린 $R\sin\theta\sin\phi'$와 $R\cos\psi$가 같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얼마만에 만나는 삼수선의 정리인지...) 따라서
$$R_1^2=R^2+b^2-2bR\cos\psi=R^2+b^2-2bR\sin\theta\sin\phi'$$
라고 쓸 수 있습니다. 이제 $R \gg b$라는 가정에서 $O(b^2/R^2) \approx 0$으로 근사하면
$$\frac{1}{R_1}=\frac{1}{R}\left(1+\frac{b^2}{R^2}-\frac{2b}{R}\sin\theta\sin\phi' \right)^{-1/2}$$
$$\approx \frac{1}{R}\left(1-\frac{2b}{R}\sin\theta\sin\phi' \right)^{-1/2}$$
이고, 일반화된 이항정리로 한번 더 이차항 이상을 무시하면
$$\frac{1}{R_1} \approx \frac{1}{R}\left(1+\frac{b}{R}\sin\theta\sin\phi' \right)$$
입니다.
이제 위 결과를 대입하여 자기 퍼텐셜을 계산하면
$$\mathbf{A}=\frac{\mu_0 I b \hat{\mathbf{\phi}}}{2\pi R} \int_{-\pi/2}^{\pi/2} \left(1+\frac{b}{R}\sin\theta\sin\phi' \right) \sin\phi' d\phi'$$
$$=\frac{\mu_0 I b^2 \sin\theta}{4R^2}\hat{\mathbf{\phi}}$$
를 얻습니다. 마지막으로 회전을 취해 자기장을 구하면
$$\mathbf{B}=\nabla \times \mathbf{A}=\frac{\mu_0 I b^2}{4R^3}(2\cos\theta\hat{\mathbf{r}}+\sin\theta\hat{\mathbf{\theta}})$$
이 나옵니다. 그런데 위 결과는 전기 쌍극자에서의 전기장
$$\mathbf{E}=\frac{p}{4\pi\epsilon_0R^3}(2\cos\theta\hat{\mathbf{r}}+\sin\theta\hat{\mathbf{\theta}})$$
와 거의 동일한 형태입니다!
따라서 자기 쌍극자 모멘트(magnetic dipole moment)를 자기장의 방향과 (전류)$\times$(도선 면적)의 세기를 가진 벡터$$\mathbf{m}=I\pi b^2\hat{\mathbf{z}}=IS\hat{\mathbf{z}}$$
으로 정의해 주면 자기장은
$$\mathbf{B}=\frac{\mu_0 m}{4\pi R^3}(2\cos\theta \hat{\mathbf{r}}+\sin\theta\hat{\mathbf{\theta}})$$
정말 똑같은 형태가 나옵니다. 즉 충분히 먼 곳에서 자기장의 분포는 전기 쌍극자에서와 같은 형태를 띄게 될 것입니다.
또한, 자기 쌍극자의 형태가 원이 아니라 직사각형이라도 $\mathbf{m}=IS\hat{\mathbf{z}}$를 정의하면 같은 결과를 얻습니다. (이 계산은 꼭 직접 해보시길 권합니다!) 일반적으로 어떤 형태를 가진 도선이라도 충분히 먼 곳에서 보면 직사각형과 원들의 합으로 볼 수 있으므로 위의 자기 쌍극자 모멘트 개념은 매우 유용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때 정전기학 파트에서 위처럼 정의된 전기 쌍극자가 물질 속에서 유전 분극으로 인해 생기는 전기장의 변화를 설명했고, 궁극적으로 $\mathbf{D}$-field를 만들어냈음을 떠올려보면, 자기 쌍극자 역시 물질 속에서 생기는 자기장의 변화를 설명해 줄 것이고, 물질 속에서는 자기장이 어떻게 바뀌는지 알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다음 시간에 만나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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