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우리는 정전기학과 정자기학, 즉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 source에 의해 발생되는 일정한 전기장과 자기장에 대해 배웠습니다. 우리가 배운 내용들을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nabla \cdot \mathbf{D} = \rho$$
$$\nabla \times \mathbf{E} = 0$$
$$\nabla \cdot \mathbf{B} = 0$$
$$\nabla \cdot \mathbf{H} = \mathbf{J}$$
지금부터는 전기동역학(Electrodynamics)을 공부할 것입니다. 즉 시간에 따라 변하는 전기장과 자기장을 공부할 건데요, 이 모든 시작이 되는 전자기 유도 현상을 먼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전자기 유도
1.1. 패러데이의 실험
1820년, 외르스테드는 전류 주위에 자기장이 형성됨을 발견합니다. 수많은 물리학자들은 그 반대로 자기장을 이용해 전기 현상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고, 패러데이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실제로 패러데이는 항상 주머니 속에 자석과 코일을 들고 다녔다고 하네요.
1831년, 패러데이는 위 사진 속의 도구를 주문제작합니다. 원형으로 감은 금속 코일 위를 천으로 덮어 놓은 간단한 형태입니다. 패러데이는 위 코일의 양쪽에 전선을 감아, 한 쪽에 전지와 스위치를 연결하고, 반대쪽에 전류계를 연결했습니다. 즉 스위치를 닫아 전류를 흘리면 그로 인한 전류는 천에 막혀 코일로 전달되지 않지만, 자기장은 코일을 따라 전달되도록 한 것이죠. 만약 자기장이 전기 현상을 만든다면, 전류계에 감지되겠죠.
드디어 떨리는 마음으로 스위치를 닫자, 전류계의 바늘이 한쪽 방향으로 잠시 움직였다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한참을 기다려도 변화가 없자, 스위치를 열어 전류를 끊었습니다. 그런데 전류계의 바늘이 반대 방향으로 잠시 움직였다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패러데이는 이날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오늘 낚시대에 엄청난 게 걸린 것 같은데, 바위에 걸린 건지 대어인지 모르겠어." 물론 엄청난 물고기였습니다.
1.2. 전자기 유도 법칙
이후에도 패러데이는 수많은 도구들로 실험을 반복하여, 자기장이 전류를 만드는 현상의 원리를 일반화하는 데 성공합니다! 패러데이의 발견은 이후 맥스웰에 의해 수학적으로 다음과 같이 표현됩니다.
$$\nabla \times \mathbf{E}=-\frac{\partial \mathbf{B}}{\partial t}$$
그렇습니다. 전기장을 만드는 source는 전하뿐인줄 알았는데, 자기장의 변화도 전기장을 만들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를 패러데이의 전자기 유도(Electromagnetic induction) 법칙이라고 부릅니다. 이제 위 식의 좌변을 닫힌 경로 $C$로 둘러싸인 영역 $S$를 따라 면적분하고 스토크스 정리를 적용하면 다음과 같이 바꿀 수 있습니다.
$$\int_S (\nabla \times \mathbf{E}) \cdot d\mathbf{S}=\oint_C \mathbf{E}\cdot d\mathbf{l}$$
우변은 라이프니츠 적분 공식으로 시간 미분과 면적분의 순서를 바꿔 줄 수 있습니다.
$$\int_S \left(-\frac{\partial \mathbf{B}}{\partial t} \right) \cdot d\mathbf{S}=-\frac{d}{dt} \int_S \mathbf{B}\cdot d\mathbf{S}$$
그런데 자기장의 면적분은 자기 선속(magnetic flux)이므로
$$\oint_C \mathbf{E}\cdot d\mathbf{l}=-\frac{d\Phi}{dt}$$
가 성립합니다. 즉 지금부터는 전기장의 닫힌 경로 선적분이 0이 아닙니다.
이제 이를 바탕으로 위의 실험을 설명해 보겠습니다. 처음 스위치를 닫았을 때 전류가 흐르면서 자기장을 만들고, 그 자기장이 코일을 자화시키면서 전류계 쪽에 '없던 자기장이 생겼'습니다. 자기장이 시간에 따라 변했으므로 반대 방향으로 전기장의 회전이 생기고, 따라서 옴의 법칙에 따라 전류가 흘렀던 것이죠. 그런데 전원에 의해 이 전류가 계속 일정하게 유지된다면, 자기장의 변화는 점점 줄어들게 되고 따라서 곧 전류가 0이 되어 바늘이 원점에서 유지되었던 것입니다. 이제 스위치를 열면 전류가 사라지고 자기장이 없어지게 되는데, 이 또한 '있던 자기장이 없어진' 것이므로 반대 방향으로 전자기 유도가 발생하여 바늘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고, 자기장이 0으로 유지되면서 다시 변화가 없어져 바늘이 원점으로 돌아오게 된 것입니다.
1.3. 렌츠 법칙
렌츠 법칙(Lenz's law)는 전자기 유도의 '방향'을 설명해 줍니다.
전자기 유도는 자기장의 변화를 방해하는 방향으로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위 그림과 같이 코일을 향해 자석의 N극을 두고 자석을 $-z$ 방향으로 이동시키면, 코일 좌표계에서는 $-z$ 방향의 자기장이 증가합니다. 그러면 $-\frac{\partial \mathbf{B}}{\partial t}=\nabla \times \mathbf{E}$는 $+z$ 방향이 되고, 따라서 전기장은 $+z$ 방향에서 내려다 봤을 때 시계 반대 방향으로 형성됩니다. 옴의 법칙을 적용하면 시계 반대 방향으로 전류가 흐르게 되는데, 이 전류가 만드는 자기장의 방향은 $+z$ 방향입니다! 즉 자기장의 변화를 방해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자기장이 유도된 셈이죠.
1.4. 기전력
정전기학에서는 전기장의 회전이 0이었고, 따라서 전기 퍼텐셜이 $\mathbf{E}=-\nabla V$가 되도록 잘 정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닫힌 도선을 지나는 자기장이 바뀌면 전기장의 회전이 되므로 전기장이 도선을 따라 '돌듯이' 생기고, 이를 따라 유도 전류가 흐르게 되어 유도 자기장이 발생합니다. 이는 전기 퍼텐셜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유도 전류를 일으키는 원인으로써, 전기 퍼텐셜과 비슷하게 정의된 개념이 바로 기전력(Electromotive force)입니다. 참고로 이름에는 force가 들어가지만 힘은 아니고 V(볼트) 단위인 물리량이므로 주의해 주세요.
기전력 $V$는 다음과 같이 정의됩니다.
$$V=\oint_C \mathbf{E} \cdot d\mathbf{l} = -\frac{d\Phi}{dt}$$
기전력은 닫힌 도선에서만 제대로 전류를 흘릴 수 있고, 도선 전체의 기전력을 저항으로 나눠 도선에 흐르는 유도 전류의 세기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기 퍼텐셜에서와 같이 '두 점 사이의 기전력 차' 등의 개념은 물리적으로 의미가 없습니다. 왜냐면 한 바퀴 돌아왔을 때 기전력이 달라지게 되니까요. 다시 말하지만, 이제 $\mathbf{E} \ne 0$이기 때문입니다.
예제. 발전기(Generator)
균일한 자기장 $\mathbf{B}=B_0 \hat{\mathbf{z}}$가 걸려 있는 영역에, 면적 $S$인 도선이 $y$축을 중심축으로 각속도 $\omega$로 회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도선의 법선 벡터는 $\hat{\mathbf{n}}= \cos(\omega t+\phi) \hat{\mathbf{x}} + \sin(\omega t + \phi)\hat{\mathbf{z}}$를 만족합니다.
이제 기전력을 구하기 위해 자기 flux를 구하면
$$\Phi=\int_S \mathbf{B} \cdot d\mathbf{S}=\int_S \mathbf{B} \cdot (dS\hat{\mathbf{n}})$$
$$=\int_S B_0 \sin(\omega t + \phi) dS=B_0 S \sin(\omega t + \phi)$$
입니다. 이를 시간에 대해 미분하여 기전력을 구하면
$$V=-\frac{d\Phi}{dt}=-B_0 S \omega \cos(\omega t + \phi)$$
가 되고, 도선의 저항이 $R$인 경우 흐르는 전류는
$$I=\frac{V}{R}=\frac{-B_0 S \omega}{R} \cos(\omega t + \phi)$$
입니다.
2. 자체 유도와 상호 유도
닫힌 경로 $C_1$을 따라 전류 $I_1$이 흐르고, 이때 $I_1$이 생성한 자기장이 닫힌 경로 $C_2$를 지나면 전자기 유도에 의해 전류가 흐르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을 상호 유도(mutual induction)라고 부릅니다. 이때 $I_1$이 만든 자기장을 $\mathbf{B}_1$이라고 하면, 상호 자기선속(mutual flux)를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습니다.
$$\Phi_{12}=\int_{S_2} \mathbf{B}_1 \cdot d\mathbf{S}_2$$
패러데이 법칙에 의해, 상호 자기선속의 시간에 따른 변화가 $C_2$의 기전력이 됩니다. 따라서 두 도선 사이의 상호 인덕턴스(mutual inductance) $L_{12}$를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L_{12}=\frac{\Phi_{12}}{I_1}$$
즉 $L$은 전류 세기와 자기 선속이 형성되는 양의 비를 나타내는 물리량이고, 단위는 H(헨리)입니다.
또한 1에서 만든 자기장이 스스로를 통과하며 자체적으로 전자기 유도를 일으키는 자체 유도(self induction)도 일어날 것입니다. 자체 인덕턴스는 물론
$$L_{11}=\frac{\Phi_{11}}{I_1}$$
로 정의됩니다.
이러한 인덕턴스들은 전압과 전류의 측면에서 다시 살펴볼 수도 있습니다! 회로 이론의 관점에서 전자기 유도를 일으키는 소자를 인덕터(Inductor)라고 부릅니다. 인덕터의 작용을 회로의 관점에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자기 선속은
$$\Phi=LI$$
라고 쓸 수 있습니다. 양변을 시간에 대해 미분하면 패러데이 법칙에 의해 기전력 $V$가 등장합니다.
$$\frac{d\Phi}{dt}=-V$$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V=-L\frac{dI}{dt}$$
즉 인덕터에 걸리는 기전력과 시간 당 전류의 변화량의 비를 인덕턴스로 볼 수도 있습니다!
3. 자기 에너지
정전기학에서, 전하들을 특정 위치로 모으는 과정에서 들어간 일이 곧 전하 계에 저장된 전기 퍼텐셜 에너지가 되고, 이를 바탕으로 전기장에 저장된 에너지를 계산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위에서 살펴본 전자기 유도를 바탕으로 자기장에 저장된 에너지를 유도해 보겠습니다.
도선 안으로 전류를 흘려 보내는 과정에서 자체 유도와 상호 유도로 인해 유도 전류가 발생하면, 원래에 비해 전류 세기가 감소하므로 '에너지'가 손실된 것처럼 보입니다. 에너지 보존 법칙에 의해, 이 에너지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바뀐 것입니다. 잘 생각해 보면, 유도 전류의 발생은 곧 유도 자기장이 발생했다는 뜻이므로, 손실된 에너지는 자기장 속에 저장되어 있어야 합니다! (달리 갈 곳이 없습니다.)
따라서 자체 유도가 일어나는 자체 인덕턴스가 $L$인 도선의 양단 전압을 $V$라고 할 때 이 도선에 계속해서 $I$의 전류가 흐르게 하는 일 $W$는 다음과 같이 계산됩니다.
$$W=\int VI \ dt=\int L \frac{dI}{dt} \ dt=\int LI dI=\frac{1}{2}LI$$
이제 이러한 도선이 2개가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도선 1에 전류 $I_1$을 흘리는 것은 도선 1의 자체 유도와 도선 2와의 상호 유도로 인한 자기장들에 저장되는 만큼 에너지를 계속 공급해 줘야 하는 일입니다. 게다가 도선 2에 흐르는 전류가 자체 유도를 일으킬 것이므로, 고려해야 하는 자기장은 1의 자체 유도, 2의 자체 유도, 1-2 사이 상호 유도의 3가지입니다.
위와 같은 논리로, 들어가는 일은 아래와 같습니다.
$$W=\frac{1}{2}L_1I_1^2+\frac{1}{2}L_{12}I_1I_2+\frac{1}{2}L_{12}I_2I_1+\frac{1}{2}L_2I_2^2=\frac{1}{2}L_1I_1^2+L_{12}I_1I_2+\frac{1}{2}L_2I_2^2=\frac{1}{2}\sum_{i, j=1}^{2} L_{ij} I_i I_j$$
1이 2에 유도한 자기장과 2가 1에 유도한 자기장이 각각 고려되어 앞의 $\frac{1}{2}$가 소거됨을 유의해 주세요.
마지막으로 이러한 도선 $N$개에 대해 논리를 확장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습니다.
$$W=\frac{1}{2}\sum_{i, j=1}^{N} L_{ij} I_i I_j$$
3.1. 자기 에너지 밀도
공간 전체를 $N$개의 도선들로 나눠서 생각하면, $k$번째 도선의 자기 선속은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Phi_k=\int_{S_k'} \mathbf{B} \cdot d\mathbf{S}_k'$$
스토크스 정리를 이용하여, 자기 퍼텐셜에 의한 표현으로 바꿔 보겠습니다.
$$\Phi_k=\oint_{C_k'} \mathbf{A} \cdot d\mathbf{l}'$$
이제 공간상에 저장된 총 자기 에너지는
$$E_M=\frac{1}{2}\sum_{k=1}^N \Delta I_k \Phi_k=\frac{1}{2}\sum_{k=1}^N \Delta I_k \oint_{C_k'} \mathbf{A} \cdot d\mathbf{l}'$$
$$=\frac{1}{2}\sum_{k=1}^N \left( \int_{S_k'} \mathbf{J}_k \cdot d\mathbf{S}' \right) \times \left( \oint_{C_k'} \mathbf{A} \cdot d\mathbf{l}' \right)$$
로 나타납니다. 이때 $d\mathbf{S}$의 방향은 $k$번째 도선에 수직한 방향이고, $d\mathbf{l}'$의 방향은 $k$번째 도선을 따라 도는 방향입니다. 따라서 $d\mathbf{S}_k d\mathbf{l}_k=dV'$, 즉 부피소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각 도선의 크기가 무한히 작다고 가정하여 $N \rightarrow \infty$의 극한을 취하면
$$E_M=\frac{1}{2}\int_{V'} (\mathbf{A} \cdot \mathbf{J}) \ dV'$$
로 정리됩니다.
이때 벡터 삼중곱 항등식에 의하면
$$\mathbf{A}\cdot(\nabla \times \mathbf{H})=\mathbf{H}\cdot(\nabla\times\mathbf{A})-\nabla\cdot(\mathbf{A}\times\mathbf{H})$$
가 성립하는데, 이때 $\nabla \times \mathbf{H}=\mathbf{J}, \nabla \times \mathbf{A}=\mathbf{B}$이므로 위 항등식은
$$\mathbf{A} \cdot \mathbf{J}=\mathbf{H} \cdot \mathbf{B}-\nabla\cdot(\mathbf{A}\times\mathbf{H})$$
로 바뀝니다. 따라서
$$E_M=\frac{1}{2}\int_{V'} \mathbf{H} \cdot \mathbf{B} \ dV'-\frac{1}{2}\int_{V'} \nabla\cdot(\mathbf{A}\times\mathbf{H}) \ dV'$$
이고, 오른쪽 항에 발산 정리를 적용하면
$$E_M=\frac{1}{2}\int_{V'} \mathbf{H} \cdot \mathbf{B} \ dV'-\frac{1}{2}\int_{S'} (\mathbf{A}\times\mathbf{H})\cdot d\mathbf{S}'$$
가 됩니다. 이제 영역을 무한히 크게 확장하겠습니다. 편의상 영역을 반지름 $R$인 구로 두고 $R \rightarrow \infty$의 극한을 취하면 왼쪽 항은 부피적분이므로 어떠한 값이 남고, 우변은 $|\mathbf{A}\times\mathbf{H}| \sim R^{-3}$ order인 값을 $R^2$ order인 구면에서 면적분하게 되므로 0으로 수렴합니다. 따라서
$$E_M=\frac{1}{2}\int_{V'} \mathbf{H} \cdot \mathbf{B} \ dV'$$
이고, 단위 부피 당 자기 에너지 밀도는
$$dE_M=\frac{1}{2}\mathbf{H} \cdot \mathbf{B}$$
로 표현됩니다. 이를 투자율 $\mu$를 이용하여 다른 형태로 표현하면
$$dE_M=\frac{1}{2\mu}|\mathbf{B}|^2=\frac{\mu}{2}|\mathbf{H}|^2$$
라고도 쓸 수 있겠네요. 이는 전기 에너지 밀도 $dE_E=\frac{1}{2}\mathbf{D}\cdot\mathbf{E}$와 정확히 같은 형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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