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로렌츠 힘
1820년, 덴마크의 물리학자 외르스테드는 전류가 흐르는 전선 주변에서 나침반 바늘이 힘을 받아 움직임을 발견합니다. 이는 서로 관련이 없다 생각했던 전기 현상과 자기 현상이 사실 관련 있음을 보여주는 최초의 예시였습니다. 수많은 후속 실험 결과, 전기장 외에도 자기 현상을 나타내는 '또 다른 장'이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고, 나아가 전하가 '또 다른 장' 속에서 움직일 때 힘을 받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물리학자들은 그 '또 다른 장'을 자기장(magnetic field)라 명명했고, $\mathbf{B}$라는 기호를 써 표기합니다. 그 단위는 T(테슬라)입니다. 또한 전하가 자기장 속에서 움직일 때 받는 자기력은
$$\mathbf{F}_B = q\mathbf{v} \times \mathbf{B}$$
를 만족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를 확장하여, 입자가 전자기장 속에서 받는 힘을 로렌츠 힘(Lorentz Force)이라고 부르며, 다음과 같이 나타납니다.
$$\mathbf{F}=q(\mathbf{E}+\mathbf{v} \times \mathbf{B})$$
로렌츠 힘은 다른 가정들로부터 유도되지 않는, 자기장의 고유한 성질입니다.
지금부터는 이러한 자기장이 가지는 성질, 그 중에서도 일정한 자기장에 대한 이야기인 정자기학(Magnetostatics)에 대해 공부해 보겠습니다.
2. 정자기장의 공리
$$\nabla \cdot \mathbf{B} =0 $$
$$\nabla \times \mathbf{B} =\mu_0 \mathbf{J} $$
다양한 실험을 통해, 정자기장(Static magnetic field)은 위와 같은 성질을 만족한다고 공리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즉 자기장은 발산이 없고, 회전이 전류 밀도와 비례합니다. 이때 비례 상수 $\mu_0$는 진공의 투자율(Permeability)라고 불리며, 그 값은 $\mu_0 \approx 4\pi \times 10^{-7} \text{ H/m}=1.26\times 10^{-6} \text{ H/m}$입니다. $\approx$ 기호가 붙은 이유는, 원래 정의상 $4\pi$가 들어갔으나 2019년 SI 단위계 개정으로 근사값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2.1. 자기장의 직관적 이해
자기장은 발산이 없는 비압축장입니다. 즉 전기장처럼 어떤 '자하'가 있어서 자기장이 생기거나 없어지지 않습니다. 대신, 자기장은 전류 밀도를 회전으로 가집니다. 따라서 정자기장을 만드는 source는 오직 전류 뿐입니다.
자기장의 이미지는 항상 전류의 흐름을 따라 '오른손 법칙' 에 맞게 주변을 회전하고 있는 장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전류를 감싸며 돌고 있는 자기력선은 부피가 늘어나거나 줄어들지 않고, 계속 닫힌 곡선을 그리며 그저 '돌고' 있습니다.
2.2. 앙페르 법칙
앙페르 법칙(Ampere's law)은 위 가정의 당연한 따름정리로, 전류 조건이 주어졌을 때 자기장을 쉽게 구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닫힌 곡선 $C$를 따라 자기장을 선적분한 결과에 스토크스 정리를 적용해 보겠습니다. $S$는 $C$로 둘러싸인 영역입니다.
$$\oint_{C} \mathbf{B} \cdot d\mathbf{l}=\oint_{S} (\nabla \times \mathbf{B}) \cdot d\mathbf{S}$$
$$=\oint_{S} \mu_0 \mathbf{J} \cdot d\mathbf{S}$$
그런데, 전류 밀도의 면적분은 전류이므로 결론으로 다음을 얻습니다.
$$\oint_{C} \mathbf{B} \cdot d\mathbf{l}=\mu_0 I $$
네. 닫힌 경로를 따른 자기장의 선적분 값은 전류 크기에 비례합니다!
예제 1. 무한 원기둥 도선에 의한 자기장
중심 축이 $z$축을 따라 놓여 있는, 반지름 $b$짜리 무한 원기둥 도선에 정상 상태 전류 $I$가 $+z$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가정하겠습니다. 원기둥 좌표계를 가정하면, 회전(curl)의 성질에 의해 자기장의 방향은 $\hat{\theta}$를 따를 것입니다. 따라서 자기장을 $\mathbf{B}=B\hat{\theta}$로 놓겠습니다.
(1) 도선 내부
앙페르 법칙을 적용하기 위해 위 그림과 같이 반지름이 $r_1$인 원형 경로 $C_1$을 잡겠습니다. $C_1$을 따른 자기장의 선적분 값은 극좌표 매개화에 의해
$$\oint_{C_1} \mathbf{B} \cdot d\mathbf{l}=\int_0^{2\pi} B\hat{\theta} \cdot (r_1d\hat{\theta})=2\pi r_1 B$$
로 계산됩니다.
또한 $C_1$으로 둘러싸인 면을 관통하는 전류는 정상 전류 조건에서 전류 밀도가 일정하므로 면적에 비례하게 됩니다. 즉
$$I_1=\frac{\pi r_1^2}{\pi b^2}I=\frac{r_1^2}{b^2}I$$
입니다. 이제 앙페르 법칙을 적용하면
$$2\pi r_1 B=\mu_0\frac{r_1^2}{b^2}I$$
이므로
$$\mathbf{B}_{in}=B\hat{\theta}=\frac{\mu_0 r_1 I}{2\pi b^2}\hat{\theta}$$
를 얻습니다.
(2) 도선 외부
마찬가지로 위 그림과 같이 반지름이 $r_2$인 원형 경로 $C_2$를 잡겠습니다. 이때 $C_2$를 따른 자기장의 선적분 값은 위와 다를 것이 없으므로 $2\pi r_2 B$로 나옵니다.
그런데 $C_2$로 둘러싸인 면을 관통하는 전류는 $I$ 전체입니다. 따라서 앙페르 법칙을 적용하면
$$2\pi r_2 B=\mu_0 I$$
이므로
$$\mathbf{B}_{out} = \frac{\mu_0I}{2\pi r_2} \hat{\theta}$$
를 얻습니다. 이렇게 얻은 자기장의 세기를 그래프로 그려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고등학교 때 무한 직선 도선에 의한 자기장 세기가 거리에 반비례한다고 배웠던 게 사실은 앙페르 법칙의 결과였던 셈입니다. 거기 붙어 있던 왠지 모를 상수 $2\pi \times 10^{-7}$은 이제 $\frac{1}{2}\mu_0$였다는 진실(?)도 알게 되었네요.
예제 2. 토로이드에 의한 자기장
위 그림과 같이 전선이 $N$번 감겨 있는 토로이드 코일(toroidal coil)에 의한 자기장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선에 흐르는 전류는 $I$이고, 코일의 안쪽 반지름은 $a$, 바깥쪽 반지름은 $b$입니다. 전선으로 둘러싸인 내부는 공기로 되어 있는데, 사실상 진공으로 가정해도 됩니다.(이유는 나중에...) 이제 그림과 같이 반지름이 $r$인 ($a<r<b$) 경로 $C$를 잡고 앙페르 법칙을 적용하면,
$$\oint_C \mathbf{B} \cdot d\mathbf{l}=2\pi r B_{\theta} =\mu_0 NI$$
가 성립합니다. 따라서
$$\mathbf{B}=\frac{\mu_0 NI}{2\pi r}\hat{\theta}$$
입니다. 이는 코일로 둘러싸인 내부 $(a<r<b)$에서의 값이고, $r<a$일 때는 흐르는 전류가 없기 때문에, 그리고 $r>b$일 때는 흐르는 전류가 서로 상쇄되어 0이기 때문에 자기장 또한 없게 됩니다.
위에서 살펴봤지만, 전류 조건을 가지고 자기장을 찾아내는 것은 일반적으로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전기 퍼텐셜을 도입하여 전기장을 훨씬 쉽게 구했듯이, '자기 퍼텐셜' 같은 게 있다면 계산이 조금은 쉬워지지 않을까요? 다음 시간에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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