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하(Charge)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 모든 전자기적 현상의 근원은 전하입니다. 전하는 질량처럼 자연에 존재하는 '어떤' 물리량으로, 질량과는 달리 (-) 부호를 가진 음전하도 존재합니다. 18세기에는 양전하와 음전하가 서로 다른 종류의 것인지, 또는 음전하는 그저 양전하가 상대적으로 모자란 것인지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고도 하네요.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바에 의하면, 물질들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는 핵과 전자로 구성되어 있고, 핵은 (+)전하를 띈 양성자와 중성인 중성자의 조합이며, 전자는 (-)전하를 띄고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물질이 양전하로 대전되어 있다는 것은 전자가 양성자보다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고, 음전하는 전자가 상대적으로 많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전하는 보통 $q$라고 쓰고, 단위는 쿨롱[C]입니다. 만약 전하가 특정 선/면/입체를 따라 분포해 있다면, 각 위치 별로 전하 밀도(charge density)가 정의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길이가 1 m인 선에 +3 C의 전하가 균일하게 분포되었다면, 이 선의 전하 선밀도는 +3 C/m 라고 부를 수 있겠죠. 그리고 각 점 별로 전하 밀도를 물리량으로 정의하여, $\rho(x)=3$으로 쓸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전하 밀도는 $\rho$로 쓰겠습니다.
물론 위에서 살펴봤듯이 전하는 전자의 전하량들로 양자화(quantized)되어있으므로, 전하를 위처럼 무한히 잘게 나눠 연속적으로 뿌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원자의 크기는 거시적으로 너무너무 작기 때문에, 위와 같이 근사해서 생각해도 큰 오차가 생기진 않습니다. 따라서 유체역학에서 각 원자들의 크기 대신 유체를 연속적인 벡터장으로 보듯이, 전자기학에서도 각 전하는 연속적 분포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겠습니다.
1.1. 전하량 보존 법칙
전하는 생기거나 없어지지 않습니다.
우주의 전체 전하량은 우주가 태어날 때부터 고정되어 있었고, 다만 양전하와 음전하가 분극될 뿐입니다.
여기서 고전 역학을 배우신 분들이라면 떠올릴 수 있는 질문이 생깁니다. 뇌터 정리에 의하면 이 보존량에 대응되는 물리량의 대칭성이 있을 텐데, 과연 무엇일까요?
(이 질문의 답을 하는 것은 고전 전자기학 안에서는 불가능하므로, 이 질문으로 밤을 지샐 일은 없기 바랍니다.)
2. 전기장(Electric Field)
18세기, 프랑스의 과학자 쿨롱은 대전된 물체들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과 척력의 크기를 계산하여, 쿨롱 법칙을 발견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이미 배우셨을 쿨롱 법칙은 아래와 같습니다.
$$\mathbf{F}=k \frac{q_1 q_2}{r^2} \hat{\mathbf{r}}$$
즉, 대전된 두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전기력의 크기는 두 물체의 전하량 크기에 비례하고, 거리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것이죠. 방향은 두 전하의 부호가 같을 때는 밀어내는 방향, 다를 때는 당기는 방향입니다.
2.1. 전기장
수십 년이 흘러, 패러데이는 위의 쿨롱 법칙을 한 단계 발전시킵니다. 고전역학적인 관점에서 힘으로 기술되던 전자기학에 장(field)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이죠! 패러데이의 정의는 아래와 같습니다.
$$\mathbf{E}=\frac{\mathbf{F}}{q}$$
쿨롱은 두 전하 사이 작용하는 힘을 생각했다면, 패러데이는 한 전하가 만든 전기장에서 다른 전하가 힘을 받는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장'을 이용한 관점으로 전자기학을 전개하게 될 것입니다.
2.2. 정전기학의 공리(Postulates of Electrostatics)
$$\nabla \cdot \mathbf{E} = \frac{\rho}{\epsilon_0}$$
$$\nabla \times \mathbf{E} = 0$$
쿨롱 법칙을 비롯하여, 수많은 실험 결과들을 종합 끝에, 맥스웰은 위와 같은 2개의 정전기학의 기본 공리를 설정합니다. 헬름홀츠 정리에 의하면, 위의 두 항등식은 전기장 $\mathbf{E}$를 완전히 설명해 줍니다. 즉 전하가 시간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전기장은 오로지 전하 밀도에 비례하는 발산을 가지는 벡터장으로만 존재하게 됩니다.
말로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아무튼 직관적으로 (정전기학에서의) 전기장은 전하 밀도에서 '뿜어져 나오는' 형태로만 존재한다는 거죠.
위에 제시된 상수 $\epsilon_0$은 진공의 유전율이라고 불리는 값으로, $\epsilon_0=8.854\times 10^{-12}$ F/m 입니다. 직관적으로, 유전율은 전하가 만드는 전기장의 비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만약 매질이 진공이 아니라면 $\epsilon > \epsilon_0$이 되는데요, 이런 경우는 나중에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절에서 나오는 모든 매질은 진공입니다.
3. 전하 분포에 따른 전기장
3.1. 쿨롱 법칙의 유도
위에서 설정한 전기장의 공리만으로부터, 쿨롱 법칙을 유도해 보겠습니다.
편의상 진공 중 원점에 전하량 $+q$의 점전하가 위치해 있다고 하고, 원점을 중심으로 하는 반지름 $R$의 구와 그 내부 $S$를 잡겠습니다. (수학에서는 위와 같이 구와 그 내부를 포함하는 도형을 '공'이라고 부릅니다. 물리에서는 그냥 구라고 합니다.)
이때 $S$ 내부 전체에서 $\nabla \cdot \mathbf{E}$를 부피적분하면, 발산 정리에 의해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int_S \nabla \cdot \mathbf{E} dV = \oint_{\partial S} \mathbf{E} \cdot d\mathbf{S}=\frac{q}{\epsilon_0}$$
이때, 전기장은 등방적(isotropic)으로 분포할 것이므로, 방향성이 없습니다. 즉 구면상의 모든 위치에 같은 크기의 $\mathbf{E}$ 값이 방사형으로 분포하게 됩니다. 따라서
$$\frac{q}{\epsilon_0}=\oint_{\partial S} \mathbf{E} \cdot d\mathbf{S}=\oint_{\partial S} (\hat{\mathbf{r}}E_r) \cdot \hat{\mathbf{r}} dS=E_r \oint_{\partial S} dS = E_r \times (4\pi R^2)$$
이 성립하고, 이를 정리하면
$$\mathbf{E}=\frac{q}{4\pi \epsilon_0 R^2}$$
으로, 쿨롱 법칙이 유도됩니다. 즉 쿨롱 법칙에서 등장했던 상수 $k$는 사실 $\frac{1}{4\pi \epsilon_0}$이었습니다! 앞으로는 이 형태만 사용하게 되겠네요.
3.2. 점전하들에 의한 전기장
여러 개의 점전하들이 만드는 총 전기장은, 각 전하들이 만든 전기장의 단순한 벡터 합입니다.
여기서는 그 특별한 경우의 예시로, 전하량의 크기가 같고 부호가 반대인 두 점전하가 있는 경우인 쌍극자 모멘트(dipole moment)를 살펴보겠습니다.
편의상 $(0, 0, +d/2)$에 $+q$인 전하가, $(0, 0, -d/2)$에 $-q$인 전하가 위치해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때 위치벡터 $\mathbf{d}=(0, 0, d)$를 잡으면 위치벡터가 $\hat{\mathbf{R}}$인 임의의 위치에서 전기장은 다음과 같이 표현될 것입니다.
$$\mathbf{E}=\frac{q}{4\pi \epsilon_0}\left(\frac{\mathbf{R}-\frac{\mathbf{d}}{2}}{|\mathbf{R}-\frac{\mathbf{d}}{2}|^3} -\frac{\mathbf{R}+\frac{\mathbf{d}}{2}}{|\mathbf{R}+\frac{\mathbf{d}}{2}|^3} \right)$$
이때 $d \ll R$인 경우, $O\left( \frac{d^2}{R^2} \right) \approx 0$으로 두고 테일러 전개를 이용하여 다음과 같은 근사가 가능합니다.
$$|\mathbf{R}-\mathbf{d}|^{-3}=\left[ \left(\mathbf{R}-\mathbf{d}\right) \cdot (\mathbf{R}-\mathbf{d}) \right]^{-3/2}$$
$$=\left[ r^2-\mathbf{R} \cdot \mathbf{d} +\frac{d^2}{4} \right]^{-3/2}$$
$$\approx R^{-3}\left(1-\frac{\mathbf{R} \cdot \mathbf{d}}{R^2}\right)^{-3/2}$$
$$\approx R^{-3}\left(1+\frac{3}{2}\frac{\mathbf{R} \cdot \mathbf{d}}{R^2}\right)$$
두번째 항도 마찬가지로 근사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습니다.
$$\mathbf{E} \approx \frac{q}{4\pi \epsilon_0 R^3} \left[ 3\frac{\mathbf{R} \cdot \mathbf{d}}{R^2}\mathbf{R}-\mathbf{d} \right]$$
이때, 전기 쌍극자 모멘트(dipole moment)를 $\mathbf{p}=q\mathbf{d}$라 정의하면 위 식은
$$\mathbf{E} \approx \frac{1}{4\pi \epsilon_0 R^3} \left[ 3\frac{\mathbf{R} \cdot \mathbf{p}}{R^2}\mathbf{R}-\mathbf{p} \right]$$
가 되고, 구면 좌표계의 성질에서
$$\mathbf{p} = p\hat{\mathbf{z}}=p(\cos \theta \hat{\mathbf{r}}- \sin \theta\hat{\theta})$$
이므로
$$\mathbf{R} \cdot \mathbf{p} =Rp\cos\theta$$
이고, 따라서
$$\mathbf{E} \approx \frac{p}{4\pi \epsilon_0 R^3} (2\cos \theta\hat{\mathbf{r}} - \sin \theta\hat{\mathbf{\theta}})$$
라는 fancy한 결과를 얻습니다.
이를 확장하여 4중극자, 8중극자 등도 유도할 수 있는데, 이는 국소적으로 분포된(디랙 델타 함수처럼...) 전하들이 만드는 전기장을 근사하는 데 유용하게 쓰입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Multipole_expansion 를 참고하셔서 공부해보길 권합니다.
3.3. 연속적인 전하 분포에 의한 전기장
지금부터는 2개의 좌표계를 사용할 텐데, 관측자의 위치를 원점 $O$로 두고, 관측자의 좌표계를 $x, y, z$축으로 표현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전하 등 source의 위치를 또 다른 원점 $O'$로 두고, source에 대한 축을 $x', y', z'$등 $'$ 기호가 달린 축으로 표현하겠습니다. (이는 널리 쓰이는 표기법입니다.)
미소 부피소 $dV'$에 전하 밀도 $\rho$가 분포해 있다고 가정할 때, $r$ 떨어진 곳에서 이에 의한 미소 전기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d\mathbf{E}=\frac{\rho dV'}{4\pi\epsilon_0 r^2}\hat{\mathbf{r}}$$
이를 부피적분하면
$$\mathbf{E}= \int_{V'}\frac{\rho}{4\pi\epsilon_0}\frac{\hat{\mathbf{r}}}{r^2} dV'$$
를 얻는데, 이때 각 지점별로 $\rho, \hat{\mathbf{r}}, r$이 모두 변하므로 해석적인 적분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교재에서 예제/연습문제로 주어지는 몇 가지 '적분 가능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컴퓨터를 이용하여 수치적분을 계산해야 합니다.
만약 전하가 선/면을 따라 분포해 있더라도, 위 식과 마찬가지 형태로 영역 전체에 대해 적분해 주면 결과를 얻습니다.
예제: 무한 직선을 따라 분포한 전하에 의한 전기장
전하가 $z'$축을 따라 균일한 선전하밀도 $\rho$로 분포되어 있다고 합시다. 원기둥 좌표계를 이용하면 전하 좌표계에서 $(r',\phi', z')$인 점에서의 전기장은
$$\mathbf{E}= \int_{C'}\frac{\rho}{4\pi\epsilon_0}\frac{\hat{\mathbf{R}}}{R^2} dl'$$
$$=\int_{C'}\frac{\rho}{4\pi\epsilon_0}\frac{\hat{\mathbf{R}}}{r^2+z^2} dz'$$
로 표현되고, $z'$ 대칭성에 의해 $z'$ 성분 전기장은 서로 상쇄될 것입니다. 따라서 $r'$방향 전기장만 남아
$$\mathbf{E}=\frac{\rho\hat{\mathbf{r}}}{4\pi\epsilon_0} \int_{-\infty}^{\infty}\frac{1}{(r^2+z^2)^{3/2}} dz'$$
$$=\frac{\rho}{2\pi\epsilon_0 r}\hat{\mathbf{r}}$$
를 얻습니다.
4. 가우스 법칙
가우스 법칙은 발산 정리의 직접적인 응용입니다!
어떤 폐곡면 $S$를 잡았을 때, $S$를 통과하는 총 flux $\Phi$의 값은 오로지 폐곡면 내의 전하량에만 의존한다.
다시 말해,
$$\Phi = \oint_{S} \mathbf{E} \cdot d\mathbf{S}=\frac{q}{\epsilon_0}$$
이라는 것이죠. 증명은 3.1.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물리학 > 전자기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5. 전류 (0) | 2022.07.23 |
---|---|
4. 정전기학의 경계값 문제 (3) | 2022.07.23 |
3. 물질 속 전기장, 전기 변위장 (2) | 2022.07.23 |
2. 전기 퍼텐셜 (0) | 2022.07.22 |
0. Introduction (0) | 2022.07.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