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형대수학의 기초 마지막 시간입니다! 지금까지 길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요, 유종의 미를 거두어 봅시다.
이번 시간에는 대각화 가능성에 대해 다룹니다.
본격적으로 오늘의 주제를 다루기 전에 잠시 지난 시간 복습을 해봅시다. 지난 시간에
$$A=\begin{pmatrix} 1 & 1 \\ 5 & -3 \end{pmatrix}$$
의 고윳값과 고유벡터가 각각 $\lambda_1 = -4$, $v_1 = \begin{pmatrix} 1 \\ -5 \end{pmatrix}$, $\lambda_2 = 2$, $v_2 = \begin{pmatrix} 1 \\ 1 \end{pmatrix}$임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두 고유벡터 $v_1$, $v_2$가 일차독립이어서 대각화가능하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또한 행렬
$$B = \begin{pmatrix} 4 & -1 & 2 \\ 2 & 1 & 4 \\ 0 & 0 & 3 \end{pmatrix}$$
에서 고윳값 $\lambda_1 = 3$에 대해서 고유벡터가
$$\begin{pmatrix} 2 \\ 0 \\ -1 \end{pmatrix}, \begin{pmatrix} 1 \\ 1 \\ 0 \end{pmatrix}$$
로 두 개 존재하고, 고윳값 $\lambda_2 = 2$에 대해서는 일차독립인 고유벡터가 하나 존재하며
$$v_3 = \begin{pmatrix} 1 \\ 2 \\ 0 \end{pmatrix}$$
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v_1$, $v_2$, $v_3$는 모두 일차독립이므로 $A$가 대각화가능하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여기서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고윳값과 고유벡터를 찾았다면, 모든 고유벡터는 일차독립일까요?
다음 정리는 특별한 조건 하에서는 고윳값과 고유벡터를 찾았다면, 모든 고유벡터는 일차독립이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 벡터공간 $\mathsf{V}$의 선형연산자 $\mathsf{T}$가 서로 다른 고윳값 $\lambda_1$, $\lambda_2$, $\cdots$, $\lambda_k$를 갖는다고 하자. $\lambda_i$$(i = 1, 2, \cdots, k)$에 대응되는 고유벡터의 집합을 $S_i$라 할 때, 각 $S_i$가 일차독립이면 $S_1 \cup S_2 \cup \cdots \cup S_k$도 일차독립이다.
- $n$차원 벡터공간의 선형연산자 $\mathsf{T}$가 서로 다른 $n$개의 고윳값을 가지면 $\mathsf{T}$는 대각화가능하다.
1번이 증명되면 2번이 증명됨은 쉽게 알 수 있으니 2번은 스스로 증명해보세요.
1번은 $k$에 대한 귀납법으로 증명합시다.
먼저 $k=1$일 때는 자명합니다.
다음으로 $k-1(k \geq 2)$일 때 주어진 명제가 성립한다고 가정하고 $k$에서도 명제가 성립함을 보입시다.
$S_i = \left\{ v_{i1}, \, v_{i2}, \, \cdots , \, v_{in_{i}} \right\}$라 하고 다음 방정식에서 모든 $a_{ij}=0$임을 보이면 됩니다.
$$\sum_{i=1}^{k} \sum_{j=1}^{n_i} a_{ij}v_{ij} = \mathit{0}$$
이 방정식의 양변에 선형변환 $\mathsf{T} - \lambda_k \mathsf{I}$를 취하면
$$\sum_{i=1}^{k} \sum_{j=1}^{n_i} a_{ij}(\mathsf{T} - \lambda_k \mathsf{I})(v_{ij}) = \mathit{0}$$
이고, $(\mathsf{T} - \lambda_k \mathsf{I})(v_{kj}) = \mathit{0 \,}$이므로 위 방정식은 다음 방정식과 같습니다.
$$\sum_{i=1}^{k - 1} \sum_{j=1}^{n_i} a_{ij}(\mathsf{T} - \lambda_k \mathsf{I})(v_{ij}) = \mathit{0}$$
$\mathsf{T}(v_ij) = \lambda_i v_{ij}$이므로
$$ \sum_{i=1}^{k-1} \sum_{j=1}^{n_i} a_{ij} (\lambda_i - \lambda_k)v_{ij} = \mathit{0}$$
입니다. 그런데 귀납가정에 의해 $S_1 \cup S_2 \cup \cdots \cup S_{k-1}$는 일차독립이므로 $a_{ij}(\lambda_i - \lambda_k)$는 모두 $0$이고, $\lambda_i - \lambda_k \neq 0$이므로 $a_{ij} = 0$입니다. 이제 $i = k$일 때 $a_{ij}$가 $0$인지 봅시다. 다시 방정식
$$\sum_{i=1}^{k} \sum_{j=1}^{n_i} a_{ij}v_{ij} = \mathit{0}$$
으로 돌아가서 $a_{ij}=0 (1 \leq i \leq k-1)$를 대입하면
$$\sum_{j=1}^{n_k} a_{kj} v_{kj} = \mathit{0}$$
이 되고, $S_k$는 일차독립이므로 반드시 $a_{kj}=0$입니다. 따라서 모든 $a_{ij}=0$입니다.
각 항의 계수가 체 $F$의 원소인 $n$차 다항식 $f(t)$가 다음 조건을 만족시킬 때 $f(t)$가 체 $F$ 위에서 완전히 인수분해된다고 한다.
$$f(t) = c(t - a_1)(t - a_2) \cdots (t - a_n)$$
단, 모든 스칼라 $c$, $a_1$, $a_2$, $\cdots$, $a_n$은 체 $F$의 원소이며, $a_1$, $a_2$, $\cdots$, $a_n$중에 같은 것이 있을 수 있다.
완전히 인수분해되는 다항식과 특성다항식에는 중요한 관계가 있습니다.
$F$에 정의된 벡터공간 $\mathsf{V}$에서의 선형연산자 $\mathsf{T}$가 대각화가능하다면 $\mathsf{T}$의 특성다항식은 $F$에서 완전히 인수분해된다.
증명은 간단합니다. $[\mathsf{T}]_{\beta} = D$가 대각행렬이 되도록 하는 순서기저 $\beta$에 대해서 $D_{ii} = \lambda_i$라 하면 $\mathsf{T}$의 특성다항식은$$\mathrm{det}(D - tI_n) = (-1)^n (t-\lambda_1)(t-\lambda_2) \cdots (t-\lambda_n)$$이므로 완전히 인수분해됩니다.
선형연산자의 특성다항식이 $f(t)$일 때, 선형연산자의 고윳값 $\lambda$에 대하여 $(t - \lambda)^k$이 $f(t)$의 인수가 되도록 하는 가장 큰 자연수 $k$를 $\lambda$의 중복도라 한다.
예를 들어 위에서 살펴본 행렬
$$B = \begin{pmatrix} 4 & -1 & 2 \\ 2 & 1 & 4 \\ 0 & 0 & 3 \end{pmatrix}$$
에서 $\lambda_1 = 3$의 중복도는 2이고, $\lambda_2 = 2$의 중복도는 1입니다.
그런데 이 행렬 $B$에서 중복도가 2인 고윳값은 일차독립인 고유벡터를 2개 가지고, 중복도가 1인 고윳값은 일차독립인 고유벡터를 1개 가졌습니다. 여기서 고윳값의 중복도와 일차독립인 고유벡터의 개수가 같을 때 선형연산자가 대각화가능할 것 같다는 암시가 듭니다.
이러한 암시가 사실인지 확인하기 전에 개념 하나를 더 소개하겠습니다.
벡터공간 $\mathsf{V}$의 선형연산자 $\mathsf{T}$와 고윳값 $\lambda$에 대하여 다음 집합은 벡터공간이다.
$$\left\{ x \in \mathsf{V} \, | \, \mathsf{T}(x) = \lambda x \right\}$$
이 벡터공간은 선형변환 $\mathsf{T} - \lambda \mathsf{I_V}$의 영공간이다. 이를 간단히 고유공간이라고 부르고, $\mathsf{E}_{\lambda}$라고 표기한다.
지금까지 계속 고윳값 $\lambda$에 대응되는 일차독립인 고유벡터의 개수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는 고유공간의 차원과 같은 말이라는 것을 알아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lambda$에 대응되는 일차독립인 고유벡터들은 $\mathsf{E}_{\lambda}$의 기저가 되고요.
유한차원 벡터공간 $\mathsf{V}$에서의 선형연산자 $\mathsf{T}$의 고윳값 $\lambda$의 중복도가 $m$이라면
$$1 \leq \mathrm{dim}(\mathsf{E}_{\lambda}) \leq m$$
$\mathsf{E}_{\lambda}$의 기저 $\left\{ v_1, \, v_2, \, \cdots, \, v_k \right\}$를 확장하여 $\mathsf{V}$의 순서기저 $\beta = \left\{ v_1, \, v_2, \, \cdots, \, v_k, \, v_{k+1}, \, \cdots , \, v_n \right\}$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A = [\mathsf{T}]_{\beta}$는 $\begin{pmatrix} \lambda I_k & B \\ O & C \end{pmatrix}$로 나타낼 수 있고, $\mathsf{T}$의 특성다항식은
$$\begin{aligned} f(t) & =\mathrm{det}(A-tI_n) \\ & =\mathrm{det} \begin{pmatrix} (\lambda - t)I_n & B \\ O & C - tI_{n-p} \end{pmatrix} \end{aligned}$$
이고, (1-47)에 의해
$$\begin{aligned}f(t) & =\mathrm{det}((\lambda - t) I_k) \mathrm{det}(C - tI_{n-k}) \\ & =(\lambda - t)^k g(t) \end{aligned}$$
이고, $\lambda$의 중복도가 $m$이므로 $m \leq k$입니다. 따라서 $$1 \leq k \leq m$$이고, $\mathrm{dim}(\mathsf{E}_{\lambda}) = k$이므로 $$1 \leq \mathrm{dim}(\mathsf{E}_{\lambda}) \leq m$$입니다.
이 정리를 이용하면 고윳값의 중복도와 고유공간의 차원이 같을 때 선형연산자가 대각화가능할 것 같다는 암시가 사실임을 보일 수 있습니다.
$n$차원 벡터공간 $\mathsf{V}$에서의 선형연산자 $\mathsf{T}$에 대하여 $\mathsf{T}$의 특성다항식이 완전히 인수분해되고, $\lambda_1$, $\lambda_2$, $\cdots$, $\lambda_k$가 서로 다른 고윳값일 때 $\mathsf{T}$가 대각화가능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모든 $i$에 대하여 $\lambda_i$의 중복도가 $\mathrm{dim}(\mathsf{E}_{\lambda_i})$$=n - \mathrm{rank}(\mathsf{T} - \lambda_i \mathsf{I})$와 같은 것이다.
이때 $\beta_i$가 $\mathsf{E}_{\lambda_i}$의 순서기저라면 $\beta = \beta_1 \cup \beta_2 \cup \cdots \cup \beta_k$는 $\mathsf{T}$로 이루어진 $\mathsf{V}$의 순서기저이다.
(→) $\mathsf{T}$가 대각화가능하다고 가정하면, $\mathsf{T}$의 고유벡터로 이루어진 $\mathsf{V}$의 기저 $\beta$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beta_i = \beta \cap \mathsf{E}_{\lambda_i}$라 정의하면 이는 $\beta$의 원소들 중 $\lambda_i$에 대응되는 고유벡터로 된 집합이고, $| \beta | \leq \mathrm{dim}(\mathsf{E}_{\lambda_i})$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1-55)에 의해 $\lambda_i$의 중복도 $m_i$에 대해 $\mathrm{dim}(\mathsf{E}_{\lambda_i}) \leq m_i$입니다. 한편 $\beta$는 $n$개의 벡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beta_i|$의 합은 $n$입니다. 그리고 (1-33)와 (1-34)에 의해 $m_i$의 합도 $n$입니다. 따라서
$$n = \sum_{i=1}^{k}| \beta_i | \leq \sum_{i=1}^{k} \mathrm{dim}(\mathsf{E}_{\lambda_i}) \leq \sum_{i=1}^{k} m_i = n$$
이고, $\displaystyle \sum_{i=1}^{k}(m_i - \mathrm{dim}(\mathsf{E}_{\lambda_i})) = \sum_{i=1}^{k}(d_i - |\beta|) = 0$, $m_i - \mathrm{dim}(\mathsf{E}_{\lambda_i}) \geq 0$, $ d_i - |\beta| \geq 0$이므로 $m_i = \mathrm{dim}(\mathsf{E}_{\lambda_i})$입니다. (그리고 $m_i = | \beta |$도 얻을 수 있습니다.)
(←) $m_i = \mathrm{dim}(\mathsf{E}_{\lambda_i})$라 합시다. $\mathsf{E}_{\lambda_i}$의 순서기저를 $\beta_i$, $\beta = \beta_1 \cup \beta_2 \cup \cdots \cup \beta_k$라 하면 (1-53)에 의해 $\beta$는 일차독립입니다. 그리고 $m_i = \mathrm{dim}(\mathsf{E}_{\lambda_i})$라 가정했으므로 $| \beta |$는 $\displaystyle \sum_{i=1}^{k} \mathrm{dim}(\mathsf{E}_{\lambda_i}) = \sum_{i=1}^{k} m_i = n$입니다. 따라서 $\beta$는 일차독립인 $n$개의 벡터로 구성되어 있고, 이 벡터들은 $\mathsf{V}$의 의 고유벡터입니다. 따라서 $\mathsf{T}$는 대각화가능하고, $\beta$는 $\mathsf{V}$의 순서기저입니다.
행렬
$$C = \begin{pmatrix} 2 & 1 & -1 \\ 0 & 3 & 2 \\ 0 & 0 & 3 \end{pmatrix}$$
의 대각화가능성을 살펴봅시다. $C$의 특성다항식은
$$\mathrm{det}\begin{pmatrix} 2-t & 1 & -1 \\ 0 & 3-t & 2 \\ 0 & 0 & 3-t \end{pmatrix} = -(t-2)(t-3)^2$$
이므로 $\lambda_1 = 2$의 중복도는 1, $\lambda_2 = 3$의 중복도는 2입니다.
행렬
$$C - \lambda_1 I_3 = \begin{pmatrix} 0 & 1 & -1 \\ 0 & 1 & 2 \\ 0 & 0 & 1 \end{pmatrix}$$
의 랭크는 $2$이므로 $\mathsf{E}_{\lambda_1}$의 차원은 $1$이어서 $\lambda_1$의 중복도와 같습니다. 그러나 행렬
$$C - \lambda_2 I_3 = \begin{pmatrix} -1 & 1 & -1 \\ 0 & 0 & 2 \\ 0 & 0 & 0 \end{pmatrix}$$
의 랭크는 $2$이므로 $\mathsf{E}_{\lambda_2}$의 차원은 $1$이어서 $\lambda_2$의 중복도보다 작습니다. 따라서 행렬 $C$는 대각화가능하지 않습니다.
이상으로 행렬의 대각화 가능성을 모두 살펴봤습니다.
선형대수학의 기초 시리즈는 공학수학 답지 않게 엄밀한 증명이 위주였습니다. 저도 글을 쓰면서 같이 블로그 운영하는 분들에게 이게 맞는지 모르겠다는 고민을 몇 차례 털어왔던 기억이 납니다. 그럼에도 글 쓰는 방향을 바꾸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제가 들은 공학수학 수업에서 선형대수학을 이렇게 가르쳐서 "공대생을 위한 선형대수학"이 어떤지 모른다는 점, 그래서 괜히 어설픈 글을 쓰게 될 것 같다는 점 하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저도 아직 공학과 자연과학을 다 배운 것은 아니지만 선형대수학은 가볍게 넘어가기에는 너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초부터 탄탄히 공부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이제 선형대수학의 기초 연재를 마쳤으니 2장 ODE의 기초는 33동 노숙자님께서 잘 맡아주시리라 믿고, 저는 3장 내적공간에서 다시 만나뵙겠습니다. 내적공간의 연재 시점은 2022년 연말이 될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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