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행렬식의 정의에 대해서 다루겠습니다.
행렬식이란 $f: \mathsf{M}_{n \times n} \rightarrow F$인 함수로, 행렬의 가역성을 판단할 때 쓰이는 함수입니다. 정사각행렬만 가역행렬이 될 수 있으므로 행렬식은 정사각행렬에서만 정의됩니다. 정사각행렬이 아닌 행렬은 당연히 비가역이기 때문에 따져볼 필요도 없기 때문입니다.
먼저 행렬식의 정의를 살펴보기 이전에 행렬식의 정의를 살펴봅시다. 정의를 살펴보기도 전에 성질을 살펴본다는 것이 이상하게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행렬식의 정의는 매우 복잡하고요, 무엇보다 행렬식의 참의미가 무엇인지는 행렬식의 성질을 알아야 알 수 있습니다.
행렬 $A=\begin{pmatrix} a_1 \\ a_2 \\ \vdots \\ a_n \end{pmatrix}$에 대하여
- (교대성 1) $i \neq j$일 때 $a_i = a_j$이면 $f(A)=0$이다.
- (다중선형성) 행렬식은 각 행에 대해서 선형성을 갖는다. 이를 다중선형성, 또는 $n-$선형이라고 한다. 즉, $a_i = v_1+cv_2$이면 $$ f\begin{pmatrix} a_1 \\ \vdots \\ a_i \\ \vdots \\ a_n \end{pmatrix} = f\begin{pmatrix} a_1 \\ \vdots \\ v_1+cv_2 \\ \vdots \\ a_n \end{pmatrix} = f\begin{pmatrix} a_1 \\ \vdots \\ v_1\\ \vdots \\ a_n \end{pmatrix} + cf\begin{pmatrix} a_1 \\ \vdots \\ v_2 \\ \vdots \\ a_n \end{pmatrix} $$이다.
- 항등행렬의 행렬식의 값은 1이다: $f(I_n)=1$
- 한 행에 다른 행의 상수배를 더해도 행렬식의 값은 변하지 않는다. 즉, $$ f\begin{pmatrix} a_1 \\ \vdots \\ a_i \\ \vdots \\ a_j \\ \vdots \\ a_n \end{pmatrix} = f\begin{pmatrix} a_1 \\ \vdots \\ a_i + ca_j \\ \vdots \\ a_j \\ \vdots \\ a_n \end{pmatrix} $$
- (교대성 2)두 행의 위치를 바꾸면 부호가 바뀐다. $$ f\begin{pmatrix} a_1 \\ \vdots \\ a_i \\ \vdots \\ a_j \\ \vdots \\ a_n \end{pmatrix} = -f\begin{pmatrix} a_1 \\ \vdots \\ a_j \\ \vdots \\ a_i \\ \vdots \\ a_n \end{pmatrix} $$
- $A$가 가역행렬이면 행렬식은 0이 아닌 값을, $A$가 비가역행렬이면 행렬식은 0을 반환한다.
1번과 2번이 성립하면 4번이 성립함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또한 5번이 성립하면 1번이 성립합니다. ($a_i=a_j$라 놓으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1번과 2번이 성립하면, 그래서 4번이 성립하면, 아래와 같이 5번이 성립합니다.
$$ f\begin{pmatrix} a_1 \\ \vdots \\ a_i \\ \vdots \\ a_j \\ \vdots \\ a_n \end{pmatrix} = f\begin{pmatrix} a_1 \\ \vdots \\ a_i \\ \vdots \\ a_i+a_j \\ \vdots \\ a_n \end{pmatrix} = f\begin{pmatrix} a_1 \\ \vdots \\ -a_j \\ \vdots \\ a_i+a_j \\ \vdots \\ a_n \end{pmatrix} = -f\begin{pmatrix} a_1 \\ \vdots \\ a_j \\ \vdots \\ a_i \\ \vdots \\ a_n \end{pmatrix} $$
눈치 채셨겠지만 6번 성질이 행렬식이 핵심입니다. 가역행렬은 기본행연산만으로 항등행렬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본행연산은 (1) 두 행의 위치를 바꾸는 것, (2) 한 행에 0이 아닌 스칼라를 곱하는 것, (3) 한 행에 다른 행의 상수배를 더하는 것의 3가지가 있는데, (1)은 5번 성질에 의해 행렬식의 절댓값은 유지하고 부호만 바꾸며, (2)는 2번 성질에 의해 행렬식에 0이 아닌 스칼라가 곱해지며, (3)은 4번 성질에 의해 행렬식의 값을 바꾸지 않습니다. 따라서 가역행렬과 항등행렬의 행렬식은 0이 아닌 스칼라배 차이입니다. 따라서 가역행렬의 행렬식은 0이 아닙니다.
비가역행렬의 경우 한 행이 다른 행의 일차결합으로 표현되고, 이 행을 $a_n$이라 하면 1, 2번 성질에 의해
$$ f\begin{pmatrix} a_1 \\ a_2 \\ \vdots \\ \displaystyle \sum_{k=1}^{n-1}c_ka_k \end{pmatrix} = \sum_{i=k}^{n-1} c_k f\begin{pmatrix} a_1 \\ a_2 \\ \vdots \\ a_k \end{pmatrix} =0 $$
이므로 비가역행렬의 행렬식은 0입니다.
6개의 성질 중에서 기본이 되는 것은 1, 2, 3번 성질입니다. 이 세 성질로부터 4, 5, 6번은 유도되기 때문입니다.
놀랍게도 1, 2, 3번을 만족시키는 함수는 오직 유일하게 존재합니다.
항등행렬일 때 1을 반환하는 교대다중선형사상을 행렬식이라 하며, 행렬식은 다음으로 유일하게 정의된다.
$$\mathrm{det}(A)= \displaystyle \sum_{\sigma \in S_n} \mathrm{sgn}(\sigma)a_{1 \sigma(1)} a_{2 \sigma(2)} \cdots a_{n \sigma(n)}$$
$S_n$은 모든 $n-$치환의 집합이고, $(A)_{ij}=a_{ij}$이다.
행렬 $A$의 $i$번째 행을 $a_i$라 하면 $a_i = \displaystyle \sum_{j=1}^{n}a_{ij}e_j$입니다.
$$ A= \begin{pmatrix} \displaystyle \sum_{j_1=1}^{n}a_{1j_1}e_{j_1} \\ \displaystyle \sum_{j_2=1}^{n}a_{2j_2}e_{j_2} \\ \vdots \\ \displaystyle \sum_{j_n=1}^{n}a_{nj_n}e_{j_n} \end{pmatrix}$$
$f(A)$의 1행에 다중선형성을 적용하면
$$ f(A)= \displaystyle \sum_{j_1=1}^{n} a_{1j_1} f\begin{pmatrix} \displaystyle e_{j_1} \\ \displaystyle \sum_{j_2=1}^{n}a_{2j_2}e_{j_2} \\ \vdots \\ \displaystyle \sum_{j_n=1}^{n}a_{nj_n}e_{j_n} \end{pmatrix}$$
2행에 다중선형성을 적용하면
$$ f(A)= \displaystyle \sum_{j_2=1}^{n}a_{2j_2} \sum_{j_1=1}^{n} a_{1j_1} f\begin{pmatrix} \displaystyle e_{j_1} \\ e_{j_2} \\ \vdots \\ \displaystyle \sum_{j_n=1}^{n}a_{nj_n}e_{j_n} \end{pmatrix}$$
결과적으로
$$ f(A)= \displaystyle \sum_{j_n=1}^{n}a_{nj_n} \cdots \sum_{j_2=1}^{n}a_{2j_2} \sum_{j_1=1}^{n} a_{1j_1} f \begin{pmatrix} \displaystyle e_{j_1} \\ e_{j_2} \\ \vdots \\ e_{j_n} \end{pmatrix} $$ $$= \displaystyle \sum_{j_1, j_2, \cdots j_n=1}^{n} a_{1j_1} a_{2j_2} \cdots a_{nj_n} f \begin{pmatrix} e_{j_1} \\ e_{j_2} \\ \vdots \\ e_{j_n} \end{pmatrix}$$
$$f\begin{pmatrix} e_{j_1} \\ e_{j_2} \\ \vdots \\ e_{j_n} \end{pmatrix}$$
의 값은 교대성에 의해 $j_1$, $j_2$, $\cdots$, $j_n$중 같은 것이 하나라도 있으면 이 값은 0이고, 항등행렬의 행렬식이 1이므로 $j_k = k (1 \leq k \leq n)$일 때 1입니다. 또한 교대성을 다시 적용하여 항등행렬에서 두 행을 바꾸는 행연산을 홀수 번 시행했다면 행렬식의 값은 -1, 짝수 번 시행했다면 행렬식의 값은 1입니다. 이런 연산 어디서 많이 보지 않았나요? 바로 치환의 부호입니다. 즉 치환
$$\sigma = \begin{pmatrix} 1 & 2 & \cdots & n \\ j_1 & j_2 & \cdots & j_n \end{pmatrix}$$
에 대하여
$$f\begin{pmatrix} e_{j_1} \\ e_{j_2} \\ \vdots \\ e_{j_n} \end{pmatrix} = \mathrm{sgn}(\sigma)$$
입니다. 따라서 행렬식이
$$\mathrm{det}(A)= \displaystyle \sum_{\sigma \in S_n} \mathrm{sgn}(\sigma)a_{1 \sigma(1)} a_{2 \sigma(2)} \cdots a_{n \sigma(n)}$$
와 같이 유일하게 정의되는 것입니다.
$n$차 정사각행렬 $A$, $B$와 기본행렬 $E$에 대하여
- $\mathrm{det}(EA) = \mathrm{det}(E)\mathrm{det}(A)$
- $\mathrm{det}(AB) = \mathrm{det}(A) \mathrm{det}(B) = \mathrm{det}(BA)$
- $\mathrm{det}(A^{-1}) = \dfrac{1}{\mathrm{det}(A)}$
- 닮음인 두 행렬 $A$, $B$의 행렬식은 같다.
먼저 1번이 성립함을 보입시다. 기본행연산에는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1) 두 행의 위치를 바꾸는 것
(2) 한 행에 0이 아닌 스칼라를 곱하는 것
(3) 한 행에 다른 행의 상수배를 더하는 것
그리고 (1-27)에 의해 어떤 정사각행렬 $A$에 기본 행연산을 적용하여 행렬 $C$를 얻었다면 $C=EA$인 $n \times n$ 기본행렬 $E$가 존재하고, $E$는 행렬 $A$에 적용된 기본 행연산을 항등행렬 $I_n$에 적용하여 얻을 수 있습니다.
- 먼저 두 행의 위치를 바꾸는 연산을 살펴보면 행렬식의 교대성에 의해 $\mathrm{det}(EA) = -\mathrm{det}(A)$입니다. 한편 두 행을 바꾸는 연산에 대응되는 기본행렬은 항등행렬에서 두 행을 바꾼 것과 같으므로 역시 $\mathrm{det}(E) = -\mathrm{det}(I_n) = -1$입니다. 따라서 $\mathrm{det}(EA) = \mathrm{det}(E)\mathrm{det}(A)$입니다.
- 다음으로 한 행에 0이 아닌 스칼라 $c$를 곱하는 연산을 살펴보면 행렬식의 다중선형성에 의해 $\mathrm{det}(EA) = c\mathrm{det}(A)$입니다. 한편 한 행에 0이 아닌 스칼라 $c$를 곱하는 연산에 대응되는 기본행렬은 항등행렬에서 한 행에 $c$를 곱한 것과 같으므로 역시 $\mathrm{det}(E) = c\mathrm{det}(I_n) = c$입니다. 따라서 $\mathrm{det}(EA) = \mathrm{det}(E)\mathrm{det}(A)$입니다.
- 마지막으로 한 행에 한 행에 다른 행의 상수배를 더하는 연산을 살펴보면 행렬식의 교대다중선형성에 의해 $\mathrm{det}(EA) = \mathrm{det}(A)$입니다. 한편 한 행에 한 행에 다른 행의 상수배를 더하는 연산에 대응되는 기본행렬은 항등행렬에서 한 행에 다른 행의 상수배를 더하는 것과 같으므로 역시 $\mathrm{det}(E) = \mathrm{det}(I_n) = 1$입니다. 따라서 $\mathrm{det}(EA) = \mathrm{det}(E)\mathrm{det}(A)$입니다.
이제 2번이 성립함을 보입시다. $A$가 가역행렬이라면 기본행렬들의 곱으로 나타내어집니다.
$$A = E_k \cdots E_2 E_1$$
1번에 의해
$$\begin{aligned} \mathrm{det}(A) & = \mathrm{det}(E_k) \mathrm{det}(E_{k-1} \cdots E_2 E_1) \\ & = \mathrm{det}(E_k) \cdots \mathrm{det}(E_2) \mathrm{det}(E_1) \end{aligned}$$
입니다. 또한,
$$\begin{aligned} \mathrm{det}(AB) & = \mathrm{det}(E_k) \mathrm{det}(E_{k-1} \cdots E_2 E_1 B) \\ & = \mathrm{det}(E_k) \cdots \mathrm{det}(E_2) \mathrm{det}(E_1) \mathrm{det}(B) \end{aligned}$$
이므로 $\mathrm{det}(AB) = \mathrm{det}(A) \mathrm{det}(B)$입니다.
$A$가 비가역행렬이라면 $\mathrm{det}(A) = 0$이고, (1-32)에 의해 $\mathrm{rank}(A) \geq \mathrm{rank}(AB) $이므로 $\mathrm{det}(AB)=0$입니다. 따라서 $\mathrm{det}(AB) = \mathrm{det}(A) \mathrm{det}(B)$입니다.
$\mathrm{det}(AB) = \mathrm{det}(A) \mathrm{det}(B)$이므로
$$\mathrm{det}(AB) = \mathrm{det}(A) \mathrm{det}(B) = \mathrm{det}(B) \mathrm{det}(A) = \mathrm{det}(BA)$$
도 얻을 수 있습니다.
3, 4번은 2번을 통해 쉽게 성립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행렬식의 정의를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행렬식의 성질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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